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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18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 투구하고 있다. 시즌 한 경기 최다 삼진을 뽑아내며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로 시즌 2승(무패)째를 수확했다./연합뉴스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닥터K’ 본능을 되찾고 있다.

 류현진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 호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를 달성하며 첫 등판에서의 부진을 완벽하게 씻어냈다.

 더 돋보인 것은 류현진의 탈삼진 페이스다.

 류현진은 이날 삼진 9개를 솎아냈다. 지난 1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8개)를 뛰어넘는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이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까지 포함하면 류현진은 3경기에서 15⅔이닝을 던지며 삼진 19개를 잡아냈다.

 9이닝당 탈삼진은 무려 10.9개에 달한다. 이닝당 하나 이상의 삼진을 잡으며 위력을 떨쳤다.

 류현진은 KBO리그에서는 탈삼진왕 4차례(2006, 2007, 2009, 2010)를 차지한 ‘닥터K’였다. 고비에서 강력한 구위로 상대 타선을 제압하는 투수였다.

 그런데 미국에선 류현진의 직구가 결코 압도적일 수 없었다.

 한국에서야 92마일(약 148㎞) 직구를 던지는 좌완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해도 메이저리그에선 스피드로 대결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두 시즌 연속 14승을 수확한 2013년과 2014년 9이닝당 탈삼진이 각각 7.2개, 8.2개에 그쳤다.

 어깨 수술을 받고 재기에 성공한 지난해에도 9이닝당 탈삼진은 8.2개로 큰 차이는 없었다.

 그런데 올 시즌 류현진은 탈삼진 페이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수술 이후 류현진이 아직 예전과 같은 구속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놀랍다.

 류현진은 이날 포심패스트볼 최고 시속이 91.8마일(약 148㎞)을 찍었다. 공은 빠르지 않았지만, 류현진은 삼진 9개 중 5개를 속구로 잡아냈다.

 1회 프레디 갈비스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90.9마일 포심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3회초에는 맷 시저와 호세 피렐라를 91.2마일, 90.9마일 포심패스트볼로 연달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4회말 2사 1, 2루에서는 카를로스 아수아헤를 90.4마일 포심패스트볼 헛스윙 삼진, 5회말 호세 피렐라를 91.3마일 포심패스트볼로 돌려세웠다.

 전성기보다 구속은 떨어졌지만 대신 류현진은 다양한 무기를 갖췄다. 기존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에 더해 커브의 위력을 키웠고, 지난 시즌 중반부터는 커터를 새롭게 장착했다.

 직구처럼 오다 타자 앞에서 꺾이는 커터가 올 시즌 류현진의 새로운 필살기로 등장하면서 상대 타자들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지고, 결국 타이밍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의 올 시즌 9이닝당 탈삼진 10.9개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15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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