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 광교푸른숲도서관에 조성된 계단식 서가 ‘푸른마루’.  <수원시 제공>
▲ 수원시 광교푸른숲도서관에 조성된 계단식 서가 ‘푸른마루’. <수원시 제공>
17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광교푸른숲도서관 3층 북카페 앞. 나무로 둘러싸인 도서관 앞 한적한 산책로에 붉은 영산홍과 연분홍 산철쭉, 노란 죽단화 등 봄꽃이 만개해 있었다.

도서관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3층 높이에 달하는 우측 벽면 전체를 계단식 서가로 꾸민 ‘푸른마루’라는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파주 출판단지를 대표하는 관광자원인 ‘지혜의 숲’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다.

책꽂이 앞에는 길게 뻗은 평상형 좌석이 널찍하게 설치돼 있었다. 책장부터 의자까지 모든 가구들이 원목으로 꾸며져 있어 심리적으로 따뜻함이 느껴졌다.

어린이 이용객들은 편안한 도서관 분위기 탓인지 제 집 거실처럼 도서관 나무 바닥에 누워 책꽂이에서 꺼낸 그림동화책을 한눈도 팔지 않고 바삐 눈동자를 굴려 가며 읽어 내려갔다. 엄마들도 독서삼매경에 빠진 아이들 옆에서 폭신한 쿠션 의자에 앉아 관심 분야의 도서를 꺼내 책 읽기 즐거움에 빠져들었다.

도서관의 백미는 건물 옥상에 설치돼 있는 전망대였다. 독서가 지루할 때쯤이면 전망대에 올라가 눈앞에 펼쳐진 호수와 공원의 풍광을 마음껏 느끼면서 자연의 상쾌한 공기까지 일석이조로 누릴 수 있었다.

저녁시간이 되자 식사를 마친 후 편안한 옷차림으로 환복한 뒤 운동하러 호수공원을 찾은 직장인들과 학생들이 가세했다. 이들은 숲 속 산책길 주변에 세워진 근사한 외관의 도서관을 발견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천천히 열람실 책장을 둘러보다가 시선을 잡아당기는 책을 발견하면 꺼내 펼쳐본 뒤 천천히 책 속에 담긴 문장을 음미하면서 독서가 주는 여유를 즐겼다.

텔레비전과 컴퓨터, 휴대전화 등 독서 방해물이 많은 집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시간이었다. 도서관 창가로 비치는 달빛 풍경을 벗삼아 독서를 통해 온전히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경험이었다.

수원시는 지난 12일 영통구 하동 1024번지에 광교푸른숲도서관의 문을 열었다. ‘자연치유’라는 주제로 특화된 이 도서관은 전체 면적 4천505㎡,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지어졌다. 총 130억 원이 투입됐다. 내부 시설로는 강당과 멀티강의실, 종합 및 디지털자료실, 어린이·유아자료실, 수유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췄다. 자가용 방문객의 경우 ‘행복한들 공영주차장(영통구 광교호수로 171)’에 차량을 대놓고 약 500m 거리를 도보로 이동하면 된다. 대중교통은 광교호반마을21단지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약 200m 걸어가면 된다.

김병익 도서관사업소장은 "몸과 마음이 지친 현대인을 위한 도서관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자연과 어우러진 공공도서관을 건립했다"며 "‘인문학 도시’ 타이틀에 걸맞은 공공도서관을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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