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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내에서 인질극이 벌어졌던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 앞에서 오전 학부모들이 등교하는 자녀들을 배웅한 뒤 교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교육부가 ‘서울 방배초등학교 인질극 사건’ 이후 전국 학교의 외부인 출입 제한을 강화했지만 경기도내 일부 각급 학교에서는 여전히 외부인 출입 통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단설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특수학교 1천964개 교(사립학교 포함)에 교내 외부인 출입으로 인한 각종 사고 예방을 위해 연간운영비 400만 원을 지원하는 ‘학교안전지킴 배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교는 학교 자체 예산으로 배치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도내 각급 학교들은 퇴직 교원·경찰관·제대군인·교도관 등 학교 방호업무를 자원봉사로 해 줄 수 있는 학교안전지킴이를 1∼2명씩 모집하고 있다.

학교안전지킴이는 등·하교 시간에 맞춰 한 명당 최대 3시간 이내 범위에서 학생들의 등·하교 지도 및 교내 순찰 등 업무를 맡는다. 학교는 봉사활동비로 교통비·식비 등 실비 보상 개념으로 하루에 2만 원을 지급한다.

하지만 도내 일부 학교에서는 외부인 출입 통제가 허술하게 이뤄지면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수원시 권선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는 일부 학부모들이 하교 시간에 맞춰 자녀를 데리러 왔다가 교문 밖으로 나오지 않자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학교안전지킴이 한 명이 배치돼 있었지만 본보 취재진이 다른 학부모와 함께 섞여서 학교로 들어가자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고 쉽게 진입할 수 있었다.

대부분 학부모들은 학교 운동장 곳곳에 뛰어다니면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있는 자녀들을 부른 뒤 함께 하교했지만 일부는 정문으로 들어왔다가 운동장 건너편에 열려 있는 후문으로 빠져나갔다.

학부모 박모(35·여)씨는 "학교 운동장을 가로지르면 학교를 우회하지 않고 빨리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주민들이 학교 측에 통행을 허락해 달라고 민원을 넣은 것으로 안다"며 "아동 강력범죄가 횡행한데 누군가 아이들을 위해할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불안한 생각에 매일 아이를 데리러 온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부인의 학교 출입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각급 학교들마다 자구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수원시 영통구 한 고교 관계자는 "그동안 주민 통행 편의를 위해 학교 정·후문을 개방해 놓고 특별히 출입을 제한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교내에 학생이 있을 때는 정문만 열어 두고 외부인 및 차량 출입을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에 교육부의 학교 관리지침에 따라 외부인 방문 시 준수해야 하는 사항을 철저히 지켜 달라고 전달했다"며 "이달 말께 학교안전지킴이 배치율도 조사한 뒤 미배정 학교는 모집을 독촉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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