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 T2 장애인 하차구역 도로. 지난 16일 휠체어를 탄 신영로 씨가 도로와 인도 사이를 막아선 보도블록 때문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 인천공항 T2 장애인 하차구역 도로. 지난 16일 휠체어를 탄 신영로 씨가 도로와 인도 사이를 막아선 보도블록 때문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12년 연속 세계서비스 평가 1위’ 수상으로 위상을 높인 인천국제공항이 제2여객터미널(T2)의 미흡한 장애인시설 운영으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1시께 인천공항 T2. 이곳을 방문한 인천장애인차별철폐협회연대(이하 장애인연대) 소속 신영로(43·뇌병변·인천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장)씨와 전영훈(32·시각장애인 1급)씨는 T2 장애인시설을 체험하며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장애인 콜택시를 타고 인천공항 T2(출국장 장애인 하차구역)에서 내린 신 씨는 휠체어를 타고 한참 동안 주변을 서성이며 도움의 손길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 이곳 장애인 하차구역(도로)과 인도 사이에는 20㎝가 넘는 보도블록이 막아서 휠체어를 탄 상태로는 절대 진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신 씨는 "일반적으로 장애인 하차구역에는 휠체어를 타고 인도 등으로 진입 가능한 경사로가 설치돼 있다"며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인천공항에서 장애인을 위한 시설에는 배려가 전혀 없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어 신 씨는 장애인 하차구역 주변(인도)에 설치된 헬프 전화로 도움을 구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손이 닿지 않아 한동안 도로에 머물러야 했다. 그는 주변 행인과 동행인의 도움을 받아 공항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전 씨도 점자블록(시각장애인 유도 블록)과 볼라드(보행자용 도로 등에 자동차의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되는 장애물)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T2 내 점자블록이 없는 길을 다니며 불편함을 호소했고, 교통센터 버스 탑승장에 설치된 볼라드가 위험하다고 전했다.

이에 공사 측은 "출국장 장애인 하차구역은 휠체어 탑승 장애인 및 일반 승객의 안전을 고려해 경사면 없이 설치됐고, 헬프 전화는 안내데스크의 인적 자원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T2는 관련 법적기준과 전문가의 설계에 따라 장애인 시설(장비)을 운영·설치했으며, 미흡한 부분이나 문제점 등은 검토 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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