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1시께 인천공항 T2. 이곳을 방문한 인천장애인차별철폐협회연대(이하 장애인연대) 소속 신영로(43·뇌병변·인천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장)씨와 전영훈(32·시각장애인 1급)씨는 T2 장애인시설을 체험하며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장애인 콜택시를 타고 인천공항 T2(출국장 장애인 하차구역)에서 내린 신 씨는 휠체어를 타고 한참 동안 주변을 서성이며 도움의 손길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 이곳 장애인 하차구역(도로)과 인도 사이에는 20㎝가 넘는 보도블록이 막아서 휠체어를 탄 상태로는 절대 진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신 씨는 "일반적으로 장애인 하차구역에는 휠체어를 타고 인도 등으로 진입 가능한 경사로가 설치돼 있다"며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인천공항에서 장애인을 위한 시설에는 배려가 전혀 없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어 신 씨는 장애인 하차구역 주변(인도)에 설치된 헬프 전화로 도움을 구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손이 닿지 않아 한동안 도로에 머물러야 했다. 그는 주변 행인과 동행인의 도움을 받아 공항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전 씨도 점자블록(시각장애인 유도 블록)과 볼라드(보행자용 도로 등에 자동차의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되는 장애물)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T2 내 점자블록이 없는 길을 다니며 불편함을 호소했고, 교통센터 버스 탑승장에 설치된 볼라드가 위험하다고 전했다.
이에 공사 측은 "출국장 장애인 하차구역은 휠체어 탑승 장애인 및 일반 승객의 안전을 고려해 경사면 없이 설치됐고, 헬프 전화는 안내데스크의 인적 자원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T2는 관련 법적기준과 전문가의 설계에 따라 장애인 시설(장비)을 운영·설치했으며, 미흡한 부분이나 문제점 등은 검토 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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