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대표 관광지인 남양주종합촬영소가 오는 6월부터 일반 관람을 중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촬영소가 위치한 조안면은 물론 남양주 지역경제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22일 남양주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1998년 조안면 삼봉리 132만3천113㎡ 부지에 들어선 촬영소는 영화촬영용 야외 세트와 6개 실내 촬영스튜디오, 녹음실, 각종 제작장비 등을 갖추고 국내 영화 제작의 중추적 역할을 해 왔다. ‘서편제’,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태극기 휘날리며’, ‘취화선’, ‘미인도’ 등 한국 영화의 대표작들이 촬영소의 장비와 기술로 탄생했다.

여기에 조안면의 풍부한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면서 연간 37만여 명(2017년 기준)이 방문하는 등 지역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다 영화진흥위원회 지방이전계획이 2009년 10월 승인되고 15회에 걸쳐 유찰된 뒤 결국 2016년 10월 부영그룹이 1천100억 원에 낙찰받으며 폐쇄가 결정됐다.

문제는 부영그룹으로부터 잔금을 받는 시기가 내년 10월까지여서 일반 관람객 관람 시기를 늦춰도 되는데도 6월부터 관람 중지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게다가 관람 중지 1개월여를 앞둔 상황에서 촬영소 홈페이지 등 어디에서도 이를 알리는 공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촬영소 측은 14명에 달하는 근무인력을 일반 관람 중단과 관계없이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기 중단 이유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설명이 없어 지역사회는 허탈해하고 있다.

또 관람 중단으로 해마다 평균 37만여 명의 관광객이 남양주를 외면할 것으로 보여 지역경제에도 막대한 타격이 우려되기는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명확히 알리지 않는 데 대해 ‘주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어물쩍 넘어가려는 꼼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주민 박모(47)씨는 "2016년부터 시작된 조안면 때리기로 지역경제가 파탄 난 상황에서 20년 가까이 함께 한 조안지역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결정했다는 사실에 더욱 화가 난다"며 "그러면서 기능 축소에 따른 인력 재조정도 안 하는데, 이걸 어떻게 이해하겠느냐"며 성토했다.

이에 대해 촬영소 관계자는 "관람 중단 시기는 내부 검토가 계속돼 왔고, 최근 결정돼 곧 공지할 계획"이라며 "예산이 줄어 재투자도 안 돼 시설이 낙후된 건 사실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이전 준비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시기적·인력적으로 맞다"고 해명했다.

남양주=조한재 기자 ch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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