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결정을 채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통신은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0일 평양에서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고 2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이달 27일 개최 예정인 2018 남북 정상회담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전환에 대한 기대감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을 선언하면서 이러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리고 올리고 있다. 북한의 선제 조치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국제정세의 판도를 좌우하게 될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의 두 정상이 처음으로 마주하는 데다가 이어서 개최되는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 회담’ 성격을 띠고 있어 남북이 회담을 통해 도출해 낼 결과물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운명의 한 주가 밝은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선언문 수준이 북미 정상회담 결과물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언 수준을 높이는 데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도출될 ‘선언’에는 비핵화에 대한 두 정상의 강한 의지가 담길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이 초읽기에 들어간 22일부터 외부 일정을 일절 잡지 않고 청와대 참모진들과 정상회담 막바지 준비에 돌입했다.

비핵화와 이를 기반으로 한 평화체제로의 전환은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사전 정지작업의 성과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단 현재 상황은 긍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상황을 관리해온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임박하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 표명을 공식화하며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강한 의지와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북미 간 흐름도 순조롭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최근 극비리에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대화 조건을 타진하고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물을 가늠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의지도 확인되고 있다.

북한이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어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ICBM 시험발사 중단을 전격적으로 선언하는 등 미국이 요구한 ‘비핵화 사전조치’에 대해 전향적 자세를 보인 것은 성공적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최고조에 이르게 하고 있다.

핵 동결의 전제로 평가되는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 중단에 이어 ICBM 발사 중단으로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이 제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김 위원장과 비핵화 담판을 지을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선언 직후 트위터에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라는 글을 올리는 등 연일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6자 회담 당사국인 중국과 일본, 러시아를 비롯해 유럽 등 국제사회도 이 같은 조치와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환영과 관심을 표했다.

문 대통령이 추구하는 종전선언을 출발점으로 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 역시 비핵화 로드맵과 맞물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비핵화와 종전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선언 형식으로 천명한 뒤 북미정상회담에서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쳐 남북미 정상회담에서 최종 선언을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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