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을 선언하면서 이러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리고 올리고 있다. 북한의 선제 조치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국제정세의 판도를 좌우하게 될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의 두 정상이 처음으로 마주하는 데다가 이어서 개최되는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 회담’ 성격을 띠고 있어 남북이 회담을 통해 도출해 낼 결과물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운명의 한 주가 밝은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선언문 수준이 북미 정상회담 결과물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언 수준을 높이는 데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도출될 ‘선언’에는 비핵화에 대한 두 정상의 강한 의지가 담길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이 초읽기에 들어간 22일부터 외부 일정을 일절 잡지 않고 청와대 참모진들과 정상회담 막바지 준비에 돌입했다.
비핵화와 이를 기반으로 한 평화체제로의 전환은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사전 정지작업의 성과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단 현재 상황은 긍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상황을 관리해온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임박하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 표명을 공식화하며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강한 의지와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북미 간 흐름도 순조롭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최근 극비리에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대화 조건을 타진하고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물을 가늠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의지도 확인되고 있다.
북한이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어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ICBM 시험발사 중단을 전격적으로 선언하는 등 미국이 요구한 ‘비핵화 사전조치’에 대해 전향적 자세를 보인 것은 성공적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최고조에 이르게 하고 있다.
핵 동결의 전제로 평가되는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 중단에 이어 ICBM 발사 중단으로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이 제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김 위원장과 비핵화 담판을 지을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선언 직후 트위터에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라는 글을 올리는 등 연일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6자 회담 당사국인 중국과 일본, 러시아를 비롯해 유럽 등 국제사회도 이 같은 조치와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환영과 관심을 표했다.
문 대통령이 추구하는 종전선언을 출발점으로 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 역시 비핵화 로드맵과 맞물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비핵화와 종전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선언 형식으로 천명한 뒤 북미정상회담에서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쳐 남북미 정상회담에서 최종 선언을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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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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