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립 속에 6월 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를 위해 필요한 국민투표법 처리·공포 시한인 23일이 지나면서 6월 개헌 무산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동시투표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문 대통령이 정부개헌안을 철회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민투표법이 끝내 기간 안에 결정되지 않아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의 동시 실시가 무산되고 말았다"며 "이로써 이번 지방선거 때 개헌을 하겠다고 국민께 다짐했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고, 국민께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는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모아 발의한 헌법개정안을 단 한 번도 심의조차 하지 않은 채 국민투표 자체를 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지방선거 동시 개헌은 저만의 약속이 아니라 우리 정치권 모두가 국민께 했던 약속인데, 이런 약속을 마치 없었던 일처럼 넘기는 것도, 또 2014년 7월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위헌법률이 된 국민투표법을 3년 넘게 방치하고 있는 것도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와 같은 비상식이 아무런 고민 없이 그저 되풀이되는 우리의 정치를 저로서는 이해하기가 참으로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제가 발의한 헌법개정안에 대해서는 남북 정상회담 후 심사숙고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 후 헌법개정안 철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어 문 대통령은 "다만 제가 발의한 개헌안은 대통령과 정부를 위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국민 안전과 생명보호 등 기본권 확대와 선거 연령 18세 확대와 국민 참여 확대 등 국민 주권 강화, 지방재정 등 지방분권 확대, 삼권 분립 강화 등 대통령과 정부의 권한 축소를 감수하자 하는 것"이라며 "이런 개헌안 취지에 대해서는 개헌과 별도로 제도와 정책, 예산을 통해 최대한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이를 위해 정부 각 부처에 특별히 당부드린다"며 "부처별로 개헌안 취지를 반영한 제도·정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추진하는 게 개헌을 통해 삶이 나아질 것을 기대했던 국민께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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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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