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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땅 인천 외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2018년 04월 26일 목요일 제13면

몽땅 인천
유동현 / 디자인재미 / 1만2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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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구석구석을 사랑하는 사람, 유동현 인천시 홍보콘텐츠팀장이 소중한 책을 내놨다.

 유동현 팀장의 「몽땅 인천」은 장면을 ‘채집(採集)’했다. 스쳐 지나가는 풍경, 사라져 가는 일상, 늘 그 자리를 지키는 물건, 그 장소를 오가는 주민, 길가에 나온 세간 등.

 「굿모닝 인천」의 편집장이기도 한 저자는 2001년부터 디지털카메라(똑딱이)를 손에 쥐었다. 조작도 크게 필요치 않다. ‘자동 모드’로 설정해 놓고 인천 그대로의 모습을 담았다. 특별히 골목을 쓸어 담았다. 돌아서는 순간 다른 그림이 되는 인천의 숱한 장면을 틈나는 대로 ‘채집’했다.

 골목 풍경은 정형화돼 있지 않다. 봄, 겨울은 물론 비 오는 수요일, 눈 내린 토요일이 다르다. 아침 햇살에 비친 골목, 저녁 노을에 물든 골목은 변화무쌍하다. 무심코 집 앞에 내놓은 물건이나 담벼락에 걸쳐 놓은 이불은 유니크한 설치미술품이 되기도 한다. 장면은 바뀌어도 그곳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단지 쌓일 뿐이다.

 우리는 ‘장소 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다. 집, 언덕, 우물, 공장, 정류장, 전봇대, 층계, 축대, 담장, 가게 등. 우리의 장소는 너무도 급히 소멸한다. 사라지는 것은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은 누구에게는 추억, 누구에게는 상처, 누구에게는 기록이다.

 이 책은 2부로 구성됐다. 1부 ‘몽땅 인천’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매달 「굿모닝 인천」의 에필로그 페이지에 실린 것 중 50컷을 선정해 구성했다. 점점 닳아서 몽톡하게 몽그라진 ‘몽당’ 인천이 모조리 죄다 꿈꾸길 바라는 마음에서 ‘몽夢땅’이란 제목을 붙였다.

 언제부턴가 그달치 「굿모닝 인천」을 받으면 ‘몽땅’ 페이지에 무엇이 실렸는지 궁금해 뒷장부터 펼친다는 독자들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듣고 묶은 것이다.

 2부 ‘한 컷, 한 줄로 풀다’는 저자가 인천시 인터넷신문 ‘i-view’에 2013년부터 현재까지 매주 한 컷씩 실었던 220컷 중 50컷을 선택한 것이다. 비록 한 컷씩이지만, 그곳에는 파노라마가 담겨 있다. 그 이야기는 한 줄이면 충분하다. ‘풋’하고 웃다 보면 심오한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 순간이 아니면 찍을 수 없던 장면들, 인천이기에 채집할 수 있었던 모습들을 담은 이 책은 고맙게도 글이 짧아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간다.

아이돌을 인문하다
박지원 / 사이드웨이 / 1만8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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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을 인문하다」는 방탄소년단과 워너원, 트와이스 등의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널리 사랑받는 대중음악의 노랫말들을 ‘문학’과 ‘철학’의 시선을 통해 꼼꼼하게 바라보고 엮은 책이다.

 이 책에선 K-POP을 대표하는 세 그룹의 노래들을 비롯한 총 46곡의 노랫말과 함께 각각의 노래에 중점적으로 담긴 삶과 사랑에 관한 46가지 인문학적 키워드들이 심도 있게 논의된다.

 이 뿐만 아니라 백설희와 김연자, 산울림과 김현식, 이소라와 장필순, 이승환과 신해철 등 한국 대중음악의 대표 뮤지션들이 발표했던 13곡의 노랫말과 그 해석이 함께 다뤄진다. 이 곡들은 아이돌의 노랫말과 아이돌 문화, 아이돌 서사 곁에서 ‘음악’과 ‘인문학’의 관계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세대를 넘나드는 노래들을 선정, 독자들에게 한국 가요에 숨겨진 의미와 그 지층에 흐르는 ‘문화적인 힘’이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아이돌을 인문하다」는 뭇 대중이 가볍고 일상적으로 따라 부르는 여러 아이돌의 히트 넘버들과 우리 대중음악의 결실들을 이야기하며 그 가벼움 안에 숨어 있는 반짝거리는 의미와 통찰력을 길어 올린다.

다정한 사람에게 다녀왔습니다
노윤주 / 바이북스 / 1만4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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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사람에게 다녀왔습니다」는 남유럽에서 열여덟 명의 사람을 여행한 기록이다.

 잊지 못할 절경을 소개하는 여행서는 많지만 ‘이 도시에 가면 어떤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을 불러오는 책은 흔치 않다. 테이블을 목에 걸고 여행하는 기인부터 다정한 둥지 같은 친구와 느리게 빛나는 청춘들까지 아름다운 유럽의 경치보다 훨씬 사랑스러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유명한 것이 없는 도시는 있었지만 다정한 사람이 없는 도시는 없었다는 작가 노윤주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여행을 떠나 보자.

 저자 노윤주는 가출형 인간이자 습관적 흥분가다. 충동적으로 나가서 사람을 만나고 쉽게 들썩인다. 세 번 회사를 그만뒀고, 네 번 회사를 옮겼다. 카피를 쓰다가 지금은 기획서를 쓰고 있지만, 가장 쓰고 싶은 것은 언제나 일기다.

 회사를 자주 그만둔 덕분에 길고 짧게 여행을 다닐 수 있었고, 겁이 많지 않은 덕분에 낯선 사람을 따라가 숨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중 자꾸 생각나는 다정한 에피소드들을 모아 책을 썼다. 책 속에 등장하는 열여덟 명 중 한 명이라도 살다 보니 모나져 버린 우리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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