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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통일과 남북 정상회담

임익찬 (주)임산업 대표이사 회장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04월 26일 목요일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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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익찬 (주)임산업 대표이사 회장

30년째 매년 참가하고 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악기박람회 (MUSIC MESSE)이지만 올해에는 예년과 달리 독일 친구들로부터 "너희 한국도 우리처럼 곧 통일이 될 것 같다. 축하한다"라는 기분 좋은 말을 들었다.

 그들은 내가 30여 년 전,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날 팩시밀리로 독일 통일 축하 메시지를 보내준 것을 기억하며 하는 말 같았다.

 미국 예일대학교의 역사학자 폴 케네디 (Paul Michael Kennedy)교수의 말처럼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사이에 끼어 있어 벌써 지도상에서 사라져야 했을 나라가 2천여 년 동안 망하지 않고 고유의 언어와 문화를 간직하며 성장한 것은 세계사의 기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제 세계는 한국 민족의 또 하나의 기적을 지켜볼 것 같다.

 돌이켜보면 지난날 우리의 역사는 우리 민족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 채 옆에서 지켜만 볼 수밖에 없는 통한과 질곡 속에서 살아 왔다.

 조선 중기 임진왜란(1592년), 일본의 침략으로 도성인 한양이 함락되고 전 국토가 초토화되다시피 극심한 피해를 받았다.

 그러나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전국적 규모의 의병 봉기와 전열을 재정비한 관군의 반격으로 일본군을 격퇴시킬 수 있었다.

 이듬해 이뤄진 임진왜란의 강화회담은 조선의 의사와 관계없이 원군을 파병했던 명나라와 일본의 이해에 따라서 이뤄졌고 불안전한 강화회담은 또다시 일본의 재침(정유재란)을 당해야만 했다.

 역사는 반복돼 재현되는가. 우리 민족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청일전쟁(1894년)도 한반도를 주무대로 벌어졌으며 승전한 일본은 러일전쟁(1904년)까지 승리하면서 전리품으로 급기야 한반도를 식민지화하는데 성공했다.

 남북 분단의 기원도 우리 민족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45년 8월 초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미군에 의해 일본 본토(히로시마, 나가사키)에 원자탄이 투하되고 소련군의 참전으로 일본이 급격히 패망으로 기울어졌다.

 소련군의 한반도내 진주를 막기 위해 미 국무성의 영관급 장교가 급히 설정한 38도선 분할 점령 안이 결국 한민족 최대의 비극인 남북 분단으로 고착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우리 민족 최대의 비극이었던 동족상잔의 한국전쟁 휴전 회담도 이유야 어찌됐든 당사자였던 대한민국은 빠지고 미국, 중국, 북한만 참여해 종전이 아닌 휴전 상태로 오늘날까지 불안정 상태인 정전으로 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랜 역사에서 고찰해 볼 때 우리 민족은 강대국에 둘러싸인 반도 국가의 지정학적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우리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하거나 참여하지 못한 채 지금까지 끌려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가 처한 한반도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하려고 한다. 이 얼마나 감격스럽고 가슴 벅찬 일인가?

 분단의 아픔을 겪었던 독일 친구들도 동병상련으로 이점을 높이 사고 축하해주는 것 같았다.

 우리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가 결정하고자 하는 원동력의 바탕은 현실적인 힘과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 민족은 농경 사회에서 공업 사회로 그리고 지식 정보화 사회를 이룩하는데 성공했다. 구미 선진국들이 150~200년 걸려 성취한 것을 우리는 30년 만에 정치 민주화와 복지사회까지 동시에 이뤄내 세계의 기적을 만든 우리 국민 모두의 피와 땀의 결정체가 아닌가 한다.

 작년에 타계한 독일 통일의 주역 헬무트 콜 총리는 1989년 소련 모스크바 크렘린의 태도 변화에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베를린 장벽을 붕괴시켜 통일을 이뤄냈다고 한다.

 우리도 하늘이 준 이 기회를 반드시 잘 살려 통일을 이루고 태평양 시대의 당당한 주역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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