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게 수혈할 혈액은 사전 수요예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긴급상황이 발생해 긴급수혈이 필요할 경우 준비된 혈액이 없다면 환자의 생명은 위태롭게 된다. 수혈을 요하는 응급환자의 경우 의료기관의 혈액 확보 여부가 환자의 생명을 좌우한다.

보건복지부가 근자 들어 10∼20대 인구감소로 인한 헌혈부족이 예상됨에 따라 중장년층 헌혈자 비율이 지난해 29%에서 오는 2022년 42%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혈액사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 추진키로 했다 한다.

보건 당국은 혈액수급 안정을 위해 연간 헌혈량 목표관리제도를 도입하고 헌혈 인프라 확충과 희귀 혈액제제의 안정적 공급 방안 등을 마련했다. 또한 헌혈부터 수혈까지 통합적 정보시스템 등을 구축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수혈 관련 감시체계를 확대하고 수혈 부작용 예방 강화 추진과 재난 등 위기상황 발생 시 정부, 혈액원이 의료기관과 함께 위기대응체계를 구축키로 하는 등 혈액 확보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보건 당국이 수립해 추진 중인 이번 혈액사업 중장기 발전계획이 차질없이 시행되기를 바란다.

유비무환이라 했다. 두터운 헌혈층을 이루고 있는 중·고등학교가 방학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비축 혈액량은 턱없이 부족하게 돼 전국의 의료기관들이 긴장하게 된다. 급한 경우 심지어 병원 내 직원들에게 혈액형이 일치하는 헌혈을 호소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다행히 일치 혈액형이 있을 경우 환자는 위기를 넘기곤 한다. 하지만 긴급을 요하는 혈액이 희귀 혈액형일 경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혈액수급이 안정 수준에 이른 적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때그때 수급을 맞춰 오고 있는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다. 세상의 모든 만물 가운데 인간이 가장 귀하다 했다. 인간에게 있어 생명에 대한 외경심은 지순지고한 것이다. 건강할 때 나의 피 한 방울이 꺼져가는 가족과 이웃의 소중한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인식을 지녀야 하겠다.

헌혈 확보는 적십자혈액원이나 보건당국의 몫만은 아니다. 온 국민이 참여해야 하는 우리 모두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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