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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장이 공개됐다. 이번 정상회담장에 두 정상이 앉을 의자는 한국전통가구의 짜임새에서 볼 수 있는 연결의미를 담은 디자인으로 제작되었으며, 등받이 최상부에 한반도 지도 문양을 새겼다./연합뉴스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고 있는 남북 관계 개선 훈풍을 타고 경기도내 시·군이 운영 중인 남북교류협력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말로만 ‘교류·협력’이었을 뿐 그동안 명칭에 걸맞은 성과를 내지 못했던 이들 위원회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5일 도내 시·군 등에 따르면 현재 파주와 고양 등 7개 시·군에서는 남북 교류·협력 활성화와 시민의 평화통일의식을 높이기 위해 ‘남북교류협력 조례’를 제정·시행 중이다. 이 중 수원과 성남·고양 등 5개 시·군은 해당 조례들을 근거로 남북교류협력위원회를 설치해 협력 기반의 조성 및 민간 차원 교류 지원, 평화통일의식 증진사업 등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거창한 이름과는 달리 그동안 위원회의 역할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남북 교류정책은 정부 주도로 이뤄져 왔고, 남북 관계 또한 장기간 경색 국면에 있었던 터라 마땅히 ‘교류’라고 할 만한 활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올 초 수원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가 논의한 남북 교류 관련 추진사업만 봐도 ▶남북 교류·협력 시민공감교육 ▶평화통일 체험학습 ▶찾아가는 평화통일교육 ▶수원시민 통일한마당 등 ‘교류’보다는 통일의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사업에 치중돼 있었다.

물론 내년 안에 협력사업·도시를 선정해 남북 교류·협력 토대를 만들고, 2020~2023년에는 시범사업 시행 등으로 북한협력도시 간 신뢰를 쌓는다는 등의 중장기 계획도 세우긴 했지만 남북 관계가 언제 풀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저 ‘그들만의 이야기’로 취급됐었다. 이 때문에 이름에 걸맞은 역할과 위상을 구가하기는커녕 빈번이 ‘유명무실’한 위원회로 이름이 거론되곤 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 이들의 역할과 위상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수원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 위원장인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지난 24일 북한의 개성시를 언급하며 협력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자고 제안했다. 염 시장은 수원시와 개성시가 ▶세계문화유산 등재 도시 ▶성곽의 도시 ▶유수부가 있었던 도시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고양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도 남북협력기금으로 마련된 30여억 원에 더해 올해 추가경정예산으로 20억 원을 추가 반영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남북 스포츠 교류 활성화 연구용역과 남북 지자체 간 교류·협력 방안 연구용역에도 나서기로 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사실상 멈춰 있던 지자체 교류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며 "이에 따라 남북교류협력위원회의 활동이 예전보다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교류 측면에서의 성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hero43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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