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상공회의소가 올해 110주년을 맞았다. 효의 고장이자 정조대왕의 혼이 깃든 도시 수원, 그러나 지정학적으로는 경제적 여건이 녹록지 않은 지역이다. 그렇기에 수원상의의 110생(生)은 더욱 의미가 깊다. 이달 수장도 새로 바뀌었다. 상근부회장으로 있던 홍지호 회장이 취임했다. 홍 회장을 비롯한 수원상의 관계자들을 만나 수원상의의 지난 발자취를 뒤돌아보고 비전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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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행’… 변화의 툴(Tool)에 모두가 함께 하다

제23대 홍지호 회장이 이끌 수원상의의 핵심 키워드는 ‘동행’이다. 수원상의의 주인은 수원지역 기업들이며, 어느 한 명의 힘으로 이끌어 나가기 힘들다. 앞으로 수원지역 상공업계의 모든 구성원들이 동행하며 지역사회와 기업이 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첫 변화로 내·외부적인 변화를 추구한다. 내부적으로는 애자일(Agile, 민첩한·날렵한) 시스템 도입으로 신속한 조직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급변하는 산업패러다임 속에서 생존해 나가는 기업들과 소통하기 위해 상의 모든 임직원이 신속한 의사결정, 빠른 실행과 실패를 통해 더욱 신속한 개선을 추구한다는 게 ‘애자일 시스템’의 도입 배경이다. 이를 위해 업무 단위로 구분돼 있던 ‘센터’와 ‘팀’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조직으로 개편을 단행했다.

또 ‘엑설런트컴퍼니&성공사다리 조성 결의식’을 가지며 모든 구성원이 새로운 사고방식을 통해 공통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외부적으로는 ‘사랑받는 수원상의’를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수원상의 관계자는 "수원상의는 모든 기업에게 항상 문이 열려 있다. 지난 110년간 수원 기업들의 ‘사랑방’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앞으로는 더욱 많은 기업들과 소통하며 기업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목소리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기업과 동행하는 수원상의’, ‘모든 기업들로부터 사랑받는 수원상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혜안을 가진 신임 회장에 거는 기대

"혼자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셋이 동행하는 것이 낫다고 했습니다. 수원지역 내 기업들도 수원상의가 파트너로 동행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홍지호 수원상의 회장은 "지역 내 좋은 기업이 많이 생길 수 있게 수원상의가 좋은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홍 회장은 지난 6년 동안 수원상의 상근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수원지역과 인연을 맺었다. 이달 초 제23대 수원상의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누구보다 지역 기업과 사회에 필요한 사항을 꿰뚫고 있다. 홍 회장은 "‘잘 될거야’라는 희망과 ‘잘 해야 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어제와 다른 오늘보다 나은 하루를 보내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6년간 최신원 전임 회장을 도와 상근부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해 왔다는 평가다. ‘혁신, 사람 중심의 문화, 봉사하는 상공회의소의 역할’을 유지하고 더욱 발전시키라는 뜻에서 막중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홍 회장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수원 향토기업인 SK 창업주이신 최종건 회장의 개척정신과 최종현 회장의 탁월한 리더십, 그리고 오랜 시간 지역사회의 큰 어른으로서 수원 경제계를 이끌어 온 우봉제 회장 등 수원상의에는 선대 회장들의 노고와 명예가 깃들어 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기술의 발전은 항상 세상을 새 시대로 이끌어 왔다. 지금 우리는 지난 100년이라는 시간 동안 겪었던 변화보다 더 큰 변화를 마주칠 수도 있는 시점에 도달했다. 상의 역시 기업의 파트너로서 지원군의 역할을 넘어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과 함께 소통하고 동행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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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상의 ‘제22·23대 회장 이·취임식’에서 최신원 전 회장이 홍지호 신임 회장에게 수원상의 기를 전달하고 있다. <수원상공회의소 제공>
# 4차 산업혁명, 일자리 창출 등에 관한 ‘처세’

수원상의는 본격적으로 산·관·학 클러스터 구축, 일자리 창출의 승수효과 도출을 위해 노력한다는 플랜을 갖고 있다. 지난 시간 동안 상의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대부분 정부 주도의 일자리 창출, 기업 주도의 일자리 창출 활동에 발맞춰 왔던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사업을 도입하는 등 열심히 노력해 왔지만 성과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관·학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은 꽤 구체적인 사례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산학클러스터와 중국의 창업특구 등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케임브리지대학의 산학클러스터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대학을 중심으로 기업과 지원기관이 수시로 소통하며 신규 창업을 유도하며 4천300여 개의 혁신기업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중국은 연간 600만 개에 가까운 기업이 생겨난다. 하루에 1만6천여 개 기업이 창업을 하고 있는데 중국의 창업기업은 6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매일 10만 개의 일자리가 창업으로 생기고 있는 것이다.

수원은 지역 내 우수한 대학, 산업단지, 전국 최고 수준의 지방자치단체 및 지원기관 등으로 인해 산·관·학 클러스터 구축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수원상의는 이미 지난해 수원지역 내 위치한 성균관대·아주대·경희대 등 국내 유수 대학들과 산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좋은 인재 인프라를 활용해 전국 최고 수준의 산·관·학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노력하며 제2단계 일자리 창출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역 내 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지원할 수 있는 지식재산 전문조직과 산업 패러다임을 신속하게 캐치할 수 있는 해외 마케팅 전문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또 수원에서 가장 강력한 기업인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수원상의를 이 같은 바탕을 디딤돌 삼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기업, 강한 기업경쟁력으로 새로운 샘물을 찾을 수 있는 스마트 기업(Smart Company)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수원상의 관계자는 "지역의 창업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 겪는 경영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성장사다리를 구축, 기업하기 좋은 ‘풍토’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성공기업의 모범 사례를 발굴하고 지역 기업들에게 성공 경험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며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이들 기업이 경영난을 넘어 신성장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역 기업 네트워크와 유관기관과의 협업모델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가치 널리 알려야"

홍지호 회장은 기업의 역할(론)을 강조한다. 수많은 기업들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드러나는 부분은 많지 않다. 홍 회장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야 기업이 환영받는 사회가 되며,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며 "수원상의는 지역 내 기업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합쳐서 더욱 큰 가치로써 널리 알리고, 이를 통해 기업과 지역사회가 동행하는 사회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홍지호 프로필
 1950년 강원도 삼척 출생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 졸업, 서울대 AMP 수료
 SK케미칼 입사
 SK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부회장 역임
 ㈜코엔텍 감사 역임
 SK제약 대표이사 사장 역임
 SK Ucb 대표이사 사장 역임
 삼성화재 사외이사 역임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 객원교수 역임
 경기도환경보전협회 회장 역임
 수원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역임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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