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민국은 곧 있을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분위기에 한창 무르익고 있다. 선거라는 것은 다양한 일들이 벌어진다. 상대 후보 비방, 불복, 배신 등 우리 사회에서 있어서는 안 될, 있어서도 안 될 일들이 이 선거판에서는 아무 거리낌 없이 자행되고 있다.

 이제 각 정당별로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후보를 내세운 후 오는 23~24일 후보 등록을 마치면 본격적인 선거 유세활동이 시작된다. 문제는 아직 본격적인 선거활동이 아닌 예비후보들의 활동임에도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을 보면 마치 본선거를 방불케 하고 있다. 같은 당인데도 상대후보의 잘못을 꼬집어 선의의 경쟁을 무색하게 하고, 당내 경선에 불복해 갖은 비난과 고소·고발을 일삼는 등 네거티브(negative)선거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의 한 도지사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패하고 여러 지인들에게 자신에게 보내준 지지에 대한 감사의 글을 보는 순간 아직 진정한 정치인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치인의 글은 이랬다.

 "바람처럼 잠시 왔다가는 듯합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기간이 너무 짧았고, TV토론 등 제약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제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든든했습니다. 참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해 죄송할 따름입니다. 세상을 제대로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정치와 행정, 정치인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천으로 입증해보고 싶었습니다. 겨우 조그만 발자국만 남겼을 뿐입니다. 어제 봄비 속에 설움과 미움은 적셔 흘려 보냈습니다. 희망과 기대를 촉촉이 적시면서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습니다. 보내주신 성원과 격려를 제 마음속에 늘 새기겠습니다. 제대로 된 정치로 보답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승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건강을 기원합니다."

 이런 내용이었다. 과연 이런 정치인이 몇 명이나 있을까? 지금 인천의 정치인들은 그렇지 않다. 비록 경선 절차가 잘못됐다 할지라도 깨끗한 승복은 오히려 이기는 사람보다 더 빛나는 법이다. 부디 이런 정치인들이 앞으로 우리나라에 많았으면 좋겠다. 결국 이런 정치인이 대한민국을 부국강병으로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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