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성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또 한 번 감독 교체설이 나오고 있다. 인천은 30일 현재 10경기를 치러 1승3무6패(승점 6점)를 기록하며 강등권인 11위에 자리하고 있다. 득점에서 뒤진 꼴찌 대구와 승점이 같다. 자칫 최하위까지 추락할 위기에 놓였다.

인천은 시즌 개막 1라운드 강원 원정에서 패했지만 디펜딩챔피언 전북과의 2라운드 홈경기에서 3-2로 승리하며 반전을 노렸다. 이어 대구·서울·전남과 무승부를 기록할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하지만 이후 상주·제주·수원·울산·경남에게 모두 패하며 최근 5연패 수렁에 빠졌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감독 교체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성적으로만 따지고 보면 지난 시즌 초반 상황과 비슷하다. 문제는 올해 경기 내용과 구단 지원 차원에서 봤을 때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5연패를 떠안는 동안 대부분 후반 경기 종료 직전 감독의 전략·전술 및 집중력 부재로 역전패를 당한 사례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인천의 한 축구지도자는 "인천의 팀 전략·전술이 거의 같아 상대 팀에 플레이를 충분히 읽힐 수 있었고, 경기 종료 직전 역전패를 당한 것 역시 선수들의 집중력 부족을 탓하기 이전에 감독의 전략 부재가 문제였다"고 평가했다.

인천구단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선수들에게 투입되는 예산을 20억 원 추가 지원했다. 그 결과 예전과 달리 기존 선수 유출을 최소화했고, 외국인 선수 역시 3명을 교체하는 등 전력 보강에 만전을 기했다. 더불어 선수단 운영 권한까지 감독에게 일임했다. 실망감이 커지는 이유다. 구단은 2일 포항전과 5일 제주전 경기 내용에 따라 이기형 감독의 거취를 논하겠다는 입장이다.

구단 관계자는 "올 시즌 시작 전 감독과 10경기 정도를 치른 후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내지 못하면 책임을 묻겠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예산 지원, 선수단 구성, 감독 신뢰 등 구단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다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몇 경기를 더 지켜본 후 감독 거취 문제를 논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이기형 감독이 시즌 중 사퇴할 경우 2016년 김도훈(현 울산 현대 감독)전 감독에 이어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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