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조사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2주 연속 상승하면서 4개월여 만에 70%선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23~27일 전국 성인 2천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p)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잘한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70.0%로 전주 대비 2.2%p 올랐다.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는 3.0%p 내린 24.8%로 집계됐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7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1월 2주차(70.6%) 이후 4개월여 만이다. "남북정상회담과 한반도 비핵화·평화구축 메시지가 국민 대다수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는 게 리얼미터의 분석이다.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 상승은 단순히 수치 변화의 문제가 아니다. 지지율 상승의 행간에서 정치지형의 일대 변화를 읽을 수 있다.

그동안 국내 정치는 애국과 매국, 독재와 반독재, 민주와 반민주, 보수와 진보 등 이분법적 대결 구도 속에서 전개돼왔다. 자연스레 소위 말하는 정치스타는 한 극단에 서서 상대에게 비수를 꽂는 이들의 몫이었다. 그 어떤 기준보다 상대를 제압하는 말 폭탄의 위력에 따라 그들의 가치가 매겨지기 십상이었다. 정치스타들의 언어는 때로는 앙칼지고 매정하고 심지어 표독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단언컨대 앞으로는 국민들이 이런 스타를 원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수익모델 정도로 여겼던 전직 대통령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국정농단 세력들이 단죄된 상황에서 찾아온 한반도의 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까닭이다.

이제는 더 이상 갈라치기를 통해 지지세력을 결집하고 정치적 이득을 취하겠다는 유치한 발상으로는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정치인들 스스로 자신의 쓰임새를 성찰할 필요가 있다. 혹여 냉전, 독재, 반민주시대에 필요한 용도였다면 지금부터라도 과감한 셀프 용도변경이 필요하다.

여전히 세상 바뀐 줄 모른 채 과거의 자신을 붙들고 정의의 사도인 양 행세하거나 ‘나라를 통째로 넘기겠습니까?’라는 시대착오적 갈라치기 수사를 끌어 안고 낑낑거리고 있다면 그들의 미래는 알조다. 용도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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