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 3일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FC 서울의 슈퍼매치 미디어데이에서 이을용(왼쪽 두 번째) 서울 감독대행과 서정원(오른쪽 두 번째) 수원 감독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조영욱(서울·맨 왼쪽)과 전세진(수원)이 ‘귀여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 3일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FC 서울의 슈퍼매치 미디어데이에서 이을용(왼쪽 두 번째) 서울 감독대행과 서정원(오른쪽 두 번째) 수원 감독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조영욱(서울·맨 왼쪽)과 전세진(수원)이 ‘귀여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 최고 라이벌전인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 열기는 식어갔다.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경기력으로 위상이 추락하면서 ‘슬퍼매치’가 된 지 오래다. 지난달 8일 치러진 시즌 첫 슈퍼매치를 보러 온 관중은 역대 최소 1만3천122명뿐이었다. 승부마저 무득점 무승부로 끝났다.

수원과 서울은 5일 어린이날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K리그1 12라운드)를 치른다. 두 팀 모두 악재를 안고 있다. 서울은 황선홍 감독이 지휘봉을 반납하고 이을용 2군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나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수원은 지난달 29일 전북 현대전(10라운드)에서 바그닝요와 장호익이 퇴장당해 서울전에 나설 수 없다. 서울은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이고 수원 역시 4연승 이후 2경기째 승리(1무1패)를 반납했다. 두 팀 모두 분위기 반전이 절실할 때 슈퍼매치의 시간이 다가왔다.

서정원 수원 감독과 이을용 서울 감독대행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슈퍼매치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지난달 ‘졸전의 악몽’에서 탈출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서 감독은 "올해 첫 슈퍼매치는 팬은 물론 선수들에게도 실망스러운 경기였다. 어린이들에게 축구가 정말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것을 보여 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4월 스케줄은 살인적이었다. 사흘 간격으로 15경기를 소화했다. 체력이 고갈됐고 퇴장도 2명이나 당해 후유증이 컸다. 반면 힘든 과정을 거치는 동안 경기마다 8~9명의 선수들이 로테이션되면서 출전 기회가 늘어나 자신감이 쌓인 것은 수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대행도 "팀 분위기가 침체됐지만 슈퍼매치를 계기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승리가 필요하다. 최대한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하고 있다. 팬들의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K리그에서 가장 ‘핫’한 1999년생 새내기의 슈퍼매치 첫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자회견에 감독과 나란히 참석한 수원 전세진과 서울 조영욱은 시즌 첫 슈퍼매치엔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눈부신 활약을 보여 주면서 이번에 맞수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세진은 올해 매탄고(수원 U-18팀)를 졸업한 뒤 수원에 우선 지명돼 프로 무대에 들어섰다. 생일이 일러 한 학년이 빠른 조영욱은 고려대에 입학했다가 올해 서울에 입단했다. 신인답지 않은 경기력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두 선수는 "기자회견에 올 수 있게 된 것으로도 영광"이라면서도 승부욕을 감추지 않았다. 전세진은 중·고등학교 시절 큰 경기에서 만큼은 득점력이 좋았다고 말했고, 조영욱은 라이벌전에 강하다며 어필했다.

연령대별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춰 온 둘은 서로의 장점도 꿰뚫고 있다. 전세진은 "수비보다 공격적인 터치가 많고 돌파가 과감한 것은 배울 점"이라고 치켜세웠고, 조영욱은 "공이 발밑으로 들어갔을 때 기술이 좋아서 잘 빼앗기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감독들도 젊은 피에 대한 기대가 크다. 서정원 감독은 "전세진은 문전에서의 침착성과 기술이 좋아 가면 갈수록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영욱은 이을용 감독대행이 실력이 출중하다고 칭찬하자 "출전해서 득점하게 되면 감독님을 향해 하트 세리머니를 하겠다"는 공약으로 화답했다.

감독의 눈에 쏙 들어온 ‘핫 플레이어’들의 활약상을 볼 수 있을까. 슈퍼매치다운 경기로 어린이날을 들뜨게 할까. 실망감을 흥미로 반전시켜 줄지 지켜볼 일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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