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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지형 과천소방서 예방대책팀장 소방경
모든 사람은 여러 가지 형태의 집단 속에서 집단의 구성원이 되며 가정이든 학교든 기업이든 국가든 간에 모든 집단에는 리더가 있고 구성원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 소방조직에서는 청장에서부터 본부장, 서장, 과장, 팀장, 센터장, 구조대장, 구급대장까지 크고 작은 부서에서 직원들을 통솔하는 리더들이 많다. 소방조직의 성패는 효과적인 소방간부 리더십의 발휘 여하에 달려 있다.

 리더의 철학은 조직의 문화가 되고, 리더의 말은 조직의 명분이 되며 리더의 꿈은 조직 비전이 된다. 방향키를 잡고 있는 소방간부가 굳은 결의와 강한 행동력을 갖추지 못하면 소방조직의 경쟁력은 낙후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소방조직의 생산성과 사기를 떨어뜨리고, 인재의 이탈로도 이어진다. 잘 나가는 소방관서에는 특별한 소방간부의 리더십이 있다. 각종 경연대회 우승 등 탁월한 성과를 올리며 승승장구하는 소방관서에는 절대적인 공통점이 있다. 바로 유능한 소방간부가 있다는 것이다.

구성원들이 확고한 목표를 중심으로 혼연일체가 돼 지속적인 성과를 내도록 진두지휘하는 것이며, 눈앞의 이익을 넘어 소방관서 조직 전체의 꿈과 비전을 창출해 내는 것이 소방간부의 역할이다. 아무리 유능한 실무자들이 많아도 훌륭한 소방간부가 없으면 조직은 방향을 잃고 표류할 수밖에 없다.

소방간부는 단순히 조직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라 현장의 치열함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재를 배치해 조직이 일사불란하고 효율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사람이다.

 우리 소방은 특정직 공무원으로 재난현장에서 위계질서로 무장된 조직이여서 군대 조직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군대 조직의 리더십을 살펴보면 손자 방식의 리더십을 찾아볼 수 있다. 손자는 리더의 조건으로 다음의 다섯 가지를 들고 있다. "조직의 지도자는 지(智), 용(勇), 신(信), 엄(嚴), 인(仁)을 골고루 갖춰야 한다"고 했다. 첫째,‘지’란 상황을 판단하는 힘이다. 바꾸어 말하면 통찰력이자 선견지명이다. ‘통찰력’이란 사물을 환히 꿰뚫어 보는 능력이고,‘선견지명’이란 닥쳐올 일을 미리 아는 슬기로움이다.

119현장지휘관은 재난현장에서 신속한 상황 판단으로 인명구조나 화재진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평상시 선제적 예방 활동과 현장 대응능력을 배양해 재난에 대비해야 한다.

 둘째, ‘용’이란 용기 또는 결단성이다. 손자는 무조건 돌진하는 용기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119현장지휘관은 화재현장에서 진압대원이나 시민의 생명을 안전하게 구하는 것이므로 붕괴되는 건물에 무조건 진입하는 것은 무모한 용기이다.

 셋째, ‘신’이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약속을 지킴으로써 구성원이 믿게 만든다는 것이다. 손자가 리더의 조건으로 ‘믿을 신(信)’을 내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거짓말을 잘하고 약속을 어기는 리더에게는 구성원이 따르지 않으며, 믿을 수 없는 리더는 직원들의 신뢰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넷째, ‘엄’이란 엄한 태도를 지키며 신상필벌로 부하를 다스린다는 것이다. 행정이나 현장 활동에서 열심히 하는 직원에게 상을, 무임승차 또는 무소신, 무절제 등 조직문화를 깨뜨리는 구성원은 벌을 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이란 어질다는 뜻으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는 것이다. 무조건 엄한 태도를 유지하면 명령이 잘 먹힐 수 있지만, 마음속에 우러나서 진심으로 복종하게 만들기는 어렵다. 또한 어질기만 하고 엄격하지 못한 지도자가 관리하는 조직은 허물어지기 쉽다.

따라서 조직을 원만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어진 마음과 엄한 태도가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소방간부의 리더십은 맨 처음부터 타고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리더십의 시작은 ‘나’부터 출발한다. 누구나 소방간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인격과 성품, 감성지능, 열정과 자신감, 성과창출 능력, 인간 관계능력, 동기 부여능력 등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나 자신부터 깨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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