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산업단지에서 스마트폰 부속품 2차 협력업체를 20년간 운영해 온 이수근 대표는 올해 최저임금이 인상된 후 회사 경영에 부담을 많이 느낀다.

이 대표는 "올해 1∼3월 임금 지급 결과를 보니 인건비가 평균 13% 인상됐다"며 "초과 근로가 부담돼서 최대한 줄였더니 납기 맞추기도 어렵고 1분기 매출액도 예상보다 감소, 신규 인력을 뽑으려 해도 다른 근로자까지 임금이 동반 상승돼서 인건비 부담 때문에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업체의 경우 생산직 직원 24명 중 대부분이 여성·외국인 근로자로, 외국인 노동자 비율이 절반인 50%에 달한다.

이 대표는 "최저임금이 지금처럼 계속 오른다면 내국인 직원들보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에 따른 외화 유출만 부추기는 셈"이라고 하소연했다.

중소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올해 경영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1천650개 사를 대상으로 ‘2019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중소기업 의견조사’ 결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작년보다 올해 경영에 어려움이 있는 기업이 73.9%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서비스업(78.5%)이 제조업(70.2%)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다. 매출 규모가 영세할수록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분에 대해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은 ‘높은 수준’(70.6%)이라고 평가했다. ‘높은 수준’으로 응답한 기업의 업종별 비중은 서비스업(78%)이 제조업(64.6%)에 비해 높았고, 매출 규모가 영세할수록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내년 최저임금액 인상과 관련해 중소기업 48.2%는 ‘동결’을 원했다. 이어 ▶3% 이내(19.1%) ▶3∼5% 이내(18.4%) ▶5∼8% 이내(8.8%) ▶8∼10% 이내(3.5%) ▶10∼15% 이내(2.0%) 순이었다.

최저임금이 1만 원이 될 경우 중소기업들은 대응 방안으로 감원(24.3%)과 신규 채용 감소(21.3%)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별다른 대응 방안이 없다는 응답도 34.2%를 차지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기업들은 인상률이나 인상 시기를 조정하거나 여론을 수렴해 단계적으로 서서히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중소기업들은 산입 범위 확대 등을 통해 현실과의 괴리가 해소되기를 바랐지만 아직 개선되지 못했다"며 "최저임금 근로자의 98.4%가 300인 미만 기업에서 근무하는 만큼 내년도 최저임금은 지불 주체인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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