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정복 인천시장이 8일 시청 공감회의실에서 결혼친화도시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 유정복 인천시장이 8일 시청 공감회의실에서 결혼친화도시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인천시가 30∼50대 ‘사랑의 오작교 선남선녀 썸 타는 데이(미팅 행사)’를 열어 중매에 나선다. 결혼에 성공하면 예식비용 100만 원을 준다. 전·월세 융자금 이자도 연간 100만 원 한도에서 지원한다.

일각에선 미팅 행사가 과거 시가 진행했던 ‘합독(合獨)’사업과 겹쳐 ‘반짝 이벤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합독은 홀몸노인을 대상으로 시가 단체 미팅을 주선한 사업으로 신청자가 없어 종료했다. 시는 하반기 인천상공회의소 등과 결혼장려사업 업무협약(MOU)을 맺고 기관 대표를 커플 매니저로 위촉한다고 8일 밝혔다.

또 시 공무원과 산하 공기업 직원, 시교육청 공무원과 교사, 경찰·소방관, 기업체·금융기관 등 민간기업 직원이 참여하는 미혼 남녀 미팅 행사를 연 2회(70명) 열 계획이다. 사랑의 짝대기로 유명한 ‘사랑의 스튜디오’ 방식이다. 시는 이 행사에서 인연이 되면 데이트 비용 20만 원과 결혼하면 신혼부부 주거 안정을 위해 최대 3년간 전·월세 융자를 지원한다. 또 송도국제도시·월미도·로데오거리 등 데이트 핫플레이스를 지정하고, 인천대공원·부평역·송도해돋이공원 등에 프러포즈 존도 조성한다. 결혼비용을 줄이고 아름다운 예식을 위해 시청 중앙홀, 송도 아트센터·트라이보울, 도호부청사 등을 결혼식장으로 개방한다.

유정복 시장은 "우리 시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온 만큼 ‘결혼하기 좋은 도시’ 인프라도 차례로 확충할 것"이라며 "인천은 젊은이들이 몰리고 출산율이 높아져 가장 역동적인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시작된 합독 사업은 홀몸노인을 대상으로 지자체가 단체 미팅을 주선한 전국 첫 사례로 주목받았다. 5년 간 총 733명이 참여하는 등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2015년 신청자가 18명으로 줄어 사업이 없어졌다. 지자체 주도 미팅 행사가 한시적 이벤트에 그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타 시·도 사례에도 있다. 대전시는 ‘미혼 남녀 사랑 만들기’ 사업으로 맞선을 열었지만 참가자와 성원률이 점차 줄어 2016년 사업을 접었다. 비정규직 중심의 일자리와 낮은 임금, 주택 정책 등 결혼 기피현상의 근본 원인 해결 없는 시 계획도 ‘반짝 중매’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또 관계 기관의 자발적 참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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