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비만 문제가 이슈가 된 지도 하루 이틀이 아니다. 단지 비만이 문제가 아니라 성장기 아이들에게 있어 올바른 영양분이 든 음식 공급이 중요하다.

 실제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전국 초·중·고교생 건강검사’ 등을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청소년 비만율은 2008년 기준 11.2%에서 2017년 기준 16.5%까지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 6명 중 1명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국내 과일 수요가 급감하면서 제수·선물용 과일 및 대과(大果) 생산에 의존한 산업구조가 유지되기 힘든 상황이며, 1인 가구 증가, 해외여행 급증으로 인한 외국산 과일에 대한 친숙도 증가 등으로 국산 과일의 소비 기반이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시장 개방과 국산과일 소비 감소에 따른 과수 농가의 판로를 확보하고, 식생활 불균형과 잘못된 식습관에 젖은 아이들의 건강 챙기기에 경기도와 경기농협, 경기잎맞춤조합 공동사업법인이 발 벗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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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잎맞춤 과일제품을 살펴보는 관계자들.
# 경기도 국산과일 소비촉진,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최근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와 경기 관내 12개 지역·품목농협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경기잎맞춤조합 공동사업법인은 경기도가 2018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우리 아이 건강과일 공급사업’의 광역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돼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 건강과일 공급’은 경기도가 4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전국 최초 광역단위 과일간식 공급사업으로 지난 3월부터 경기도내 지역아동센터 및 특수보육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동 및 어린이 3만8천여 명에게 다양한 과일·과채류를 후식이 아닌 간식으로 제공하는 시범사업이다.

 경기잎맞춤조합 공동사업법인은 1차 서류심사를 거쳐 6명으로 구성된 해당 심의회를 통해 사업 추진 계획의 적정성, 물류배송 및 사업추진 가능성 등을 점검하는 2차 면접 및 현지 실사과정을 모두 통과해 지난 2월 우리 아이 건강과일 공급사업의 최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가 사업 전반에 대한 지도·지원을, 경기잎맞춤조합 공동사업법인이 공급 원물의 조달을 담당하고, 위·수탁 협약을 통해 농협경제지주 청과사업국이 경기도내 지역아동센터 및 특수보육 어린이집(장애아전담, 장애아통합 어린이집만 해당되며, 지원 대상은 만 3세 이상 아동)에 대한 배송 및 물류 전반을 책임지는 형태로 진행된다.

 특히 신선도 확보를 위해 도내생산 과일 및 과채류(G마크)를 우선 공급하고, 수급물량이 부족하거나 경기도에서 생산되지 않는 과일은 타 시도와 상생협력을 통해 해당 지역의 농산물을 공급받아 제공한다.

# 깐깐한 검사와 건강에 맞춤 공급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과일 간식(원물) 공급은 ▶도내생산 과일 및 과채류(G마크) ▶도내생산 과일 및 과채류(친환경 또는 GAP) ▶도내생산 과일 및 과채류(일반) 순으로 공급하고 ‘농산물 표준규격’의 ‘상’등급 이상인 과일·과채류로 제공하되, 도내생산 과일 및 과채류 등 물량이 부족할 경우 타도 생산으로 대체해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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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창현 경기농협 본부장(왼쪽 첫번째)이 경기도와 경기농협이 공동으로 만든 프리미엄 과일브랜드 ‘잎맞춤 배‘ 출하를 앞두고 직접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또한 제철과일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구성해 같은 과일이 반복 제공되지 않도록 구성하고,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수준(1일 400g)까지 어린이가 스스로 과일 섭취를 즐길 수 있도록 맛과 품질이 우수한 과일과 과채류를 정기적으로 공급(주 2회)하고 있다.

 아이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사업임을 고려해 2단계(1차 산지 APC, 2차 농협식품안전연구원)에 걸쳐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하고, 원물 보관 장소에서 배송 전 사전에 수거해 농수산물안전성검사소(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의 협조를 받아 방사능 검사를 추가로 실시하는 등 안전성 부분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또 경기잎맞춤조합 공동사업법인은 지난 3월 12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초등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연계형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컵과일 등 신선편이 형태로 HACCP 인증시설에서 가공해 1인당(150g 내외) 주 1회, 연간 30회 공급하는 초등 돌봄교실 과일 간식 지원 시범사업의 원물 광역 공급업체로 선정돼 해당 사업기반을 확대하게 됐다.

 초등 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 시범사업의 경우 과일을 세척, 껍질을 제거하고(사과의 경우 껍질째 공급 권장), 먹기 좋은 크기로 절단해 컵과일 등 신선편이 형태로 공급(반드시 안전관리인증(HACCP) 시설에서 가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공급 대상 지역이 지리적 여건상 신선편이 형태로 유통이 어려운 경우나, 학교(돌봄교실)에서 희망할 경우 ‘과일바구니’와 같이 원물 형태로도 공급할 예정이다.

 경기도의 경우 사과를 시작으로 5월 14일부터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어린이에게 과일 간식이 공급될 예정이며,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까지 모든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 89만 명에게, 2020년에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137만 명에게, 2022년에는 모든 초등학생 268만 명에게 과일간식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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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잎맞춤 과일 분류작업 현장. <경기농협 제공>
# 우리 아이들의 건강은 ‘잎맞춤’과 함께

 ‘잎맞춤’은 ‘푸른 자연과 태양이 입맞춤해 맛이 풍부하다’는 의미의 경기도와 경기농협이 함께 만든 농산물 공동브랜드로 2007년 농림부의 광역 과실브랜드 육성사업로 선정됐으며, 이듬해인 2008년 안산, 안성, 화성, 평택시 관내 12개 지역농협과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가 참여하는 가운데 경기잎맞춤조합 공동사업법인으로 정식 발족했다.

 2011년 농림부로부터 산지유통 최우수 조직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15년 매출실적 100억 원을 돌파했으며, 현재 배, 포도, 사과, 체리, 블루베리 등을 ‘잎맞춤’ 공동브랜드로 출하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경기도와 경기농협이 공동으로 만든 프리미엄 과일브랜드 ‘잎맞춤 배’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방콕지사의 지원하에 태국 방콕 최고의 번화가에 위치한 대형쇼핑몰 시암 파라곤 매장을 시작으로 4월 말 대형쇼핑몰 엠포리움 백화점과 엠쿼티어 백화점의 신선농산물 전문 판매코너인 ‘K-Fresh Zone’에 입점했다.

 이는 경기잎맞춤조합 공동사업법인이 해당 매장에 원물 공급 전반을 담당함으로써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장에서 불고 있는 한국 농산물의 한류 바람에도 첫 신호탄이 됐다.

 경기농협 남창현 본부장은 "선진국의 경우 미국은 2002년부터, 캐나다는 2005년부터, 유럽연합(EU)은 2009년부터 과일간식을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제공하고 있다. 해당 사업이 경기도와 농협이 중점 추진 중인 2020년까지 농가소득 5천만 원 달성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교두보가 되길 바라다"며 "앞으로 경기 농산물의 안정적인 소비 확대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식생활 개선을 통한 건강증진 도모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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