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자 배구 대표팀 주장인 김연경이  9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머리를 만지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 여자 배구 대표팀 주장인 김연경이 9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머리를 만지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배구가 ‘국가대표 감독 전임제’를 택하고 첫 국제대회인 2018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 네이션스리그 대회를 치른다. 여자부는 15일부터, 남자부는 25일부터 열전에 돌입한다. 발리볼 네이션스리그는 FIVB가 과거 월드리그(남자부)와 그랑프리(여자부) 대회를 새롭게 단장한 대회로, 5주간 5개국을 돌며 15경기를 뛰게 된다. 한국은 남녀 모두 1부리그 격인 네이션스리그에 초청받았다.

9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배구 국가대표팀 기자회견장에서 김호철(63)남자부 감독과 차해원(57)여자부 감독의 표정은 달랐다. 남녀 대표팀의 ‘신분’ 때문이다.

16개국이 참가하는 네이션스리그에서 12개 팀은 ‘핵심(Core)팀’, 4개 팀은 ‘도전(challenger)팀’으로 분류된다. 핵심팀은 대회 성적과 무관하게 2024년까지 네이션스리그 출전이 보장되지만 도전팀 중 꼴찌 팀은 하위 리그인 ‘챌린저스리그’로 강등된다. 여자 대표팀은 핵심팀, 남자 대표팀은 도전팀이다.

차해원 여자부 감독은 "승률 5할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잡을 팀은 잡고 강한 상대에게는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배구여제’ 김연경은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대회에만 출전한다. 중국 닝보(15∼17일), 한국 수원(22∼24일), 태국 나콘랏차시마(6월 5∼7일) 대회는 뛰고 네덜란드(5월 29∼31일)와 아르헨티나(6월 12∼14일) 원정길에는 오르지 않는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에서 어린 선수들이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경험을 쌓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신 김연경은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는 출전한다. 그는 2회 연속 금메달을 목표로 뛰는 선후배들을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김연경은 ‘한국 배구의 에이스’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다. 발리볼 네이션스리그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에 영향을 주는 세계랭킹 포인트가 걸려 있다. 아시안게임은 도쿄 올림픽 출전과 무관하지만 ‘중요도’가 크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9월 29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도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해 관리가 필요한 세계랭킹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회다.

세계 최정상급 레프트 김연경의 출전 여부에 따라 한국 대표팀 전력에 큰 변화가 생기는 건 사실이다. 배구협회와 차해원 감독은 "새 소속팀에서 2018-2019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김연경에게 모든 국제대회 출전을 강요할 수는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대회의 경중을 살펴 김연경과 논의한 끝에 결국 아시안게임 출전과 네이션스리그의 장거리 원정경기에 불참하는 쪽으로 교통정리를 했다. 김연경은 "아시안게임을 잘 치르고 다시 몸을 잘 만들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호철 남자 대표팀 감독과 주장 문성민(32·현대캐피탈)은 ‘1그룹 잔류’를 목표로 정했다. 김 감독은 "계속 월드리그 2부리그에서 경기를 치렀다. 이번에 1부리그에 초청을 받았는데 일정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배구협회에서 지원을 잘해 준 만큼 선수 관리를 잘 하면서도 꼭 1부리그에 잔류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문성민도 "서브와 리시브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 감독님 말씀처럼 1부리그 잔류를 목표로 대회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남자부는 25∼27일 폴란드, 6월 1∼3일 브라질, 6월 8∼10일 프랑스, 6월 15∼17일 서울, 6월 22∼24일 이란에서 경기를 치른다. 도전팀에 속한 캐나다·불가리아·호주와의 경기가 특히 중요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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