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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는 금발을 좋아해 - 부족함을 채워주는 관계

김진형 동국대 강사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05월 11일 금요일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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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 5월은 주변을 화려한 색으로 물들인다. 들판은 초록의 싱그러움으로 가득하고, 붉고 노란 꽃잎은 지천을 물들인다. 봄의 한가운데 선 달인 만큼 풍요를 상징하는 5월은 사랑과 결혼의 달이기도 하다. 오늘 소개하는 영화는 여러모로 5월과 닮은 작품이다.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는 테크니컬러로 대표되는 총천연색 영화로 1950년대 특유의 원색적인 색감이 강렬하게 수놓아져 있다. 뮤지컬의 매력을 품은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우리의 눈과 귀가 즐겁다.

그러나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두말 할 것도 없이 마릴린 먼로에 있다. 귀엽고 요염하면서도 엉뚱한 매력이 넘치는 금발 미인이 들려주는 사랑과 결혼의 이야기를 만나 보자.

콤비로 활동하는 쇼걸 ‘로렐라이’와 ‘도로시’는 둘도 없는 단짝이지만 분위기, 성격, 인생관, 남자를 보는 안목 등은 판이하게 다르다. 다소 멍청하지만 사랑스러운 애교가 넘치는 로렐라이에게 사랑이란 경제력과 정비례하는 반면, 시원시원한 성격에 지적인 도로시는 외모를 중요시한다. 로렐라이는 자신에게 반한 돈 많은 갑부의 아들 에스몬드와 사랑에 빠지지만, 남자 쪽 집안의 반대로 결혼은 표류 중이다.

도로시는 핸섬한 매력이 돋보이는 말론과 연애를 시작하는데, 사실 이 남자는 에스몬드의 아버지가 고용한 사립탐정으로 로렐라이의 행실을 뒷조사하고 있었다. 이를 모르는 로렐라이는 또 다른 돈 많은 남자에게 친절을 베풀고, 이로 인해 네 사람은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로맨틱코미디 장르를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문제는 안전하게 해결되고 모두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영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는 고전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감독 하워드 혹스와 만인의 연인 마릴린 먼로의 시너지가 무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화려한 쇼걸의 세계는 원색의 의상과 더불어 멋진 춤과 노래로 펼쳐지며, 이들의 이야기는 코미디와 로맨스, 뮤지컬을 오가며 몰입도를 높인다. 먼로의 트레이드 마크인 반쯤 감은 눈과 살짝 벌어진 입술, 섹시한 몸짓과 과장된 제스처는 그녀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부르는 ‘다이아몬드는 여성의 가장 친한 친구(Diamonds Are Girls Best Friend)’라는 노래에서 정점을 이룬다.

재미와는 별개로 스토리적인 측면은 다소 억지스럽고 극단적인 부분도 있다. 하지만 결국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이 작품은 인연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나와는 다른 성향에 끌린다는 건, 내게 없는 부분을 가진 상대방에게 매력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부족함은 보지 못한 채 상대의 결핍만을 지적한다면 관계는 오래갈 수 없다. 그러니 부족함을 타박하기보다는 서로 채워주고 보듬으며 살아간다면 할리우드식 해피엔딩은 현실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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