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13일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13일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13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남북정상회담 때의 약속 이행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본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앞서 북한은 오는 23∼25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방식으로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발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두 나라 지도자들 사이의 믿음이 두터워지리라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여러 나라의 언론인을 초청한 것은 핵실험장 폐기를 국제 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의미도 있다"며 "풍계리 갱도를 폭파하는 다이너마이트 소리가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한 여정의 축포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이 발표하기 전에 한국 정부도 (폭파 일정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의 의미를 평가절하하는 발언들도 나오던데, 풍계리 4개 갱도를 모두 폭파하고 막아버린 뒤 인력을 다 철수시킨다는 것은 최소한 미래 핵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개 갱도 가운데 1번과 2번은 각각 1번·5번씩 핵실험을 하고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지만 3번 갱도는 완벽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4번 갱도 역시 최근까지 굴착공사를 하며 핵실험장으로 사용하려 한 것 아닌가"라며 부연했다.

그는 또한 "핵을 더 소형화하고 성능을 고도화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하려면 추가 핵실험이 필요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는데, 그런 실험을 더는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풍계리 말고 다른 곳에서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올 수 있지만,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장소는 매우 한정적"이라며 "미국도 비키니섬이나 사막 한가운데에서 하지 않나. 북한은 땅이 좁아 할 수 있는 곳이 더 적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북한에서 핵실험을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가 풍계리라고 한다"며 "이를 폐쇄한다는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이 핵실험장 폐쇄 행사에 한국·미국·중국·영국·러시아 등 5개국 취재진을 초청하면서 일본을 부르지 않은 것에 대해 질문이 나오자 "북한의 선택이라 이를 언급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아직 북한과 일본의 공식적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연관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영국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영국을 유럽연합(EU)의 대표로 봤는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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