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추홀문화센터가 인천예총의 쌈짓돈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러 가지 정황이 포착됐다. 사진은 인천시 중구에 위치한 미추홀문화센터.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미추홀문화센터가 인천예총의 쌈짓돈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러 가지 정황이 포착됐다. 사진은 인천시 중구에 위치한 미추홀문화센터.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미추홀문화회관이 한국예술문화단체 인천시연합회(인천예총)의 쌈짓돈 창구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인천시가 회수에 나섰다.

13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미추홀문화회관에서 거두어들인 수강료 수천만 원이 인천예총 자체 행사 후원금이나 회관 업무추진비 등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구에 위치한 미추홀문화회관은 원도심 주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확대를 위해 2001년 개관했다. 인천예총이 인천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이용자들에게서 거두어들인 연간 수천만 원에 달하는 수강료 수익을 시의 승인 없이 임의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미추홀문화회관은 한 해 약 80개의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10만 원에 달하는 요가강좌를 비롯해 8만 원의 기타교실, 15만 원의 성악교실 등도 운영 중이다. 이 같은 수강료를 통해 회관이 벌어들인 한 해 수입은 8천여만 원 정도다. 이 중 약 70%를 강사료로 지급한다 해도 2천여만 원 정도가 남는다. 5년만 단순 계산해도 1억 원에 달한다.

미추홀문화회관은 인천예총 사무처 요청을 받아 해당 수익금 중 400만~500만 원을 연말마다 열리는 ‘인천예총 예술상 시상식 및 인천예총인의 밤’ 행사에 후원금 형태로 전달했다. 또 인천예총 회원들의 경조사 때 축의금이나 부의금 형태로 사용하는 등 자체 업무추진비로 지출했다.

시가 직영하는 인천문화예술회관은 공연 관람권의 판매분은 정산 즉시 시금고로 납입한다. 하지만 인천예총이 위탁받는 미추홀문화회관 등 4개 문화예술회관은 수강료를 임의로 사용해 ‘수강료=쌈짓돈’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특히 이들 회관은 적게는 1억3천여만 원에서 많게는 4억8천여만 원까지 시에서 위탁 예산을 받고 있다. 미추홀문화회관은 올해 3억500만 원의 예산을 받는다.

결국 시민 세금으로 지원되는 위탁 예산은 예산대로 받고, 강좌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금은 인천예총의 쌈짓돈으로 사용됐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미추홀문화회관의 수강료 수익에 대한 불합리한 점이 지난해 조사 때 발견돼 최근 5년 동안 사용된 금액을 순차적으로 시금고에 납입하도록 했다"며 "올해부터는 필요한 경우 시의 승인을 받고 수강료 수익을 사용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예총 관계자는 "그동안은 조례로 규정된 것이 없어서 인천예총의 승인을 받아 미추홀문화회관에서 일부 수익금을 사용한 것"이라며 "회관 운영비로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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