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승의날이다.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 교원의 사기 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지정된 날이지만 정작 교사들은 부담스러워 하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아예 폐지하자는 의견마저 대두되고 있다. 스승의날만 되면 부정적인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영란법 시행 이후 선물과 관련돼 혹시라도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될까 우려해 스트레스까지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스승의날을 폐지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우리나라 교사들의 직업 만족도가 OECD회원국 중 꼴찌라고 한다. ‘군사부일체’ 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예로부터 교사는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사람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스승에 대한 존경과 교육자로서의 사명감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가치관이 무너진 데다,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전인교육보다 성적 올리기에 급급한 교육 환경, 교육 주체간 신뢰도 하락 등이 교권을 추락시키고 있다.

 물론 교사들의 권위가 떨어진 이유 가운데 상당 부분이 교사 자신에게 책임이 있지만 교사를 회사원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학부모, 성과급·교원평가제 등의 교원 정책은 교권을 실추시키고 교직을 가벼이 여기는 사회 흐름을 형성시켰다.

 교권이 무너지면 공교육 정상화도 힘들다. 교권침해의 1차 피해자는 교사지만 교권이 붕괴되고 사기가 추락하면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 사회와 국가로 돌아간다.

물론 교사 스스로가 학교라는 직장에 안주한 채, 교육의 본질을 잊어버리고 정해진 시간이나 채우고 정해진 것만 가르치는 직장인이 된다면 학생들로부터 존경심을 이끌어 내기는 어렵다. 교권이 회복되지 않는 한 우리의 교육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우선 교육현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교사들부터 교육의 본질을 실천하려는 스스로의 노력과 사회 인식의 변화, 그리고 제도적 뒷받침이 따라야 비로소 교권이 바로 설 수 있으며 공교육도 바로 설 수 있다. 교육당국은 학생인권 못지않게 교권 확립을 위한 법적 보완책을 강구하고 학생수업과 지도에 관한 교육활동은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도록 법으로 보호해야 한다. 학부모와 교사, 나아가 사회 전반의 의식변화가 동반돼야 스승의날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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