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선거철이다.

 때가 때인 만큼 각자의 지지 후보에 대한 ‘충성심’이 때론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상대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과 네거티브 공세로 변질되기도 한다. 또 지역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역대 단체장들의 흑역사가 심심찮게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용인시의 경우 단 한 번도 재선 단체장을 용납하지 않은 탓에 선거 때만 되면 재선 시장이 탄생하느냐 마느냐가 주된 관전포인트였다. 이번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수성이냐 탈환이냐의 관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엄밀히 말하자면 지금까진 역대 용인시장들이 재선 도전의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물론 자승자박이긴 했지만 각종 비리에 연루돼 사법처리 대상이 된 까닭에 정당 공천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홧김’에 백의종군 카드를 꺼내 들고 선거전에 뛰어들긴 했지만 애당초 당선과는 거리가 멀었다.

 여하튼 다가올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정찬민 용인시장이 일찌감치 우선추천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진정한 의미의 재선 도전 구도는 완성됐다.

 선거의 3요소인 ‘구도·조직·바람’에다 플러스 알파(+a)가 당락을 결정하겠지만 적어도 현직 시장이 비리에 연루돼 정당공천에서 배제되는 흑역사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름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여기서 분명히 해둘 건 의미가 있다고 해서 내세울 일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신호위반’ 하지 않은 건 당연한 일이지 자랑할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과속·난폭운전한 전임자들과 견줄 때 비교우위에 설 수 있을지는 모를 일이나 정 시장의 경쟁 후보들은 전임자들이 아니다.

 경쟁 상대인 더불어민주당 백군기 후보, 바른미래당 김상국 후보, 민주평화당 유영욱 후보 또한 까다로운 정당의 공천심사를 통과한 모범운전자들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해왔고 하고 있는 후보자들 간 경쟁이다.

 백 후보나, 정 후보나, 김 후보나, 유 후보나 용인의 흑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백역사를 새롭게 쓴다는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선의의 경쟁을 펼쳐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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