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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지상 인천시 문화관광체육국장
5월 18일은 세계박물관의날이다. 국제 박물관 회의(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ICOM)가 1977년에 제정한 기념일로 매년 5월 18일이다. 세계 공통의 테마가 정해져 각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한국은 1976년 10월에 가입했으며 국립중앙박물관 내에 한국위원회가 있다. 2017년 5월 18일은 전 세계에서 157개의 나라가 참여했으며 3만6천 개의 박물관을 무료로 개방했다. 2018년 세계박물관의날 주제는 ‘초연결 사회의 박물관, 박물관의 새로운 접근과 새로운 관객’이다. 인공지능의 전시 기술과 SNS 매체로 연결되는 미래 지향적인 박물관의 기능을 고민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인천시에는 총 37개의 박물관이 있으며 사립박물관 17개와 공립박물관 19개가 운영되고 있다. 시는 세계박물관의날을 맞아 ‘초연결 사회의 박물관, 박물관의 새로운 접근과 새로운 관객’이라는 주제에 걸맞은 박물관이 되고자 한다.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21세기 박물관이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도시를 내세우는 많은 도시가 차별화된 지역의 박물관을 기반으로 도시 브랜딩을 열망하고 있다. 박물관을 활용해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주민들의 문화적 자부심을 갖게 만드는 21세기 박물관 프로젝트를 꿈꾸고 있다. 그런데 왜 21세기 박물관인가. 구글이 제공한 빅데이터 검색에서 박물관을 연상시키는 키워드로 지루함, 교육, 전시, 유물유적, 두려움 등이 떠올라 박물관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다.

 박물관 하면 떠오르는 것은 유물유적이 전시돼 있는 곳, 박물관이 조성한 강제동선을 따라가며 수동적으로 관람해야만 하는 지루하고 피곤한 장소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박물관에 가기를 꺼리는 박물관 포비아족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문화예술을 감상하는 심미안이 부족하고 문화적 소양이 없다고 평가할 순 없다. 그래서 많은 도시들은 4차 산업혁명의 21세기 박물관 개념에 주목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인공지능 사회가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각 개인이 향유하고 즐기는 여가시간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하면서 어디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지 고민하는 시대에 살아갈 것인지 4차 산업혁명의 승패는 판가름날 것이다.

 21세기 박물관은 지루하고 피곤한 장소가 아니다. 인공지능 사회의 여가시간을 향유하고 다양한 문화적 활동이 이뤄지는 상호작용이 가득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기존 박물관의 전시 개념을 넘어 인간과 기술이 융합해 교육적 가치와 유희적 가치가 끊임없이 생성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우리 지역에 21세기 박물관을 지향하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2021년에 건립된다는 것은 지역사의 획기적인 사건이다. 중국과 프랑스에 이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만들어지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송도에 건립된다. 인천 시민들이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여가 시간을 즐기며 사람과 기계와 소통하고 인천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SNS 매체에 몰입된 젊은이들이 박물관에 전시된 전 세계 문자 콘텐츠를 체험하면서 인류가 걸어온 문명사를 이해하고 글로벌 정신을 갖는 것 또한 기분 좋은 일이다. 더 나아가 2022년 용현학익지구에 ‘(가칭)인천뮤지엄파크’를 조성하는 21세기 박물관 프로젝트도 진행 중에 있다. 인천뮤지엄파크는 문화예술과 문화콘텐츠가 한 공간에서 생산되고 소비하는 문화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인구 300만 시대에 걸맞은 인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문화 생태계가 조성돼 지역의 독특한 문화 육성과 문화향유 그리고 문화소비가 이뤄지는 문화적 자산을 만드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21세기 박물관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돼 인천을 상징하는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시민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문화적 엔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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