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교직생활을 명예롭게 마무리하며 정년퇴직을 앞둔 선생님이 제자들과의 기뻤던, 때론 슬펐던 추억들을 시집으로 노래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여주 세종고등학교 류광우(62) 교장이다. 어떤 사연을 가지고 38년간의 교직생활을 시집으로 마감하는지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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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간 배경에 대해 류 교장은 "시집에 담긴 시(82편)는 주로 여주농고(제1부)와 애니메이션고등학교(제2부) 재직 당시에 틈틈이 써둔 글이다. 나의 교직생활 38년을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함께 했던 모든 아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 한다"고ㅓ 말했다.

 또 "대학 동기인 도종환 시인과 미운오리새끼 라는 모임으로 습작을 시작했고 대부분의 교직생활을 여주에서 보냈다. 여주 관내 국어선생님들과 시화전을 정기적으로 열면서 여기까지 왔다. 교사는 학생들이 겪는 아픔이나 불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돌이켜 보면 제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해 부끄럽다. 아이들과 그렇게 살면서 나 자신도 많은 성장을 했다. 그런 학생들과의 추억을 한 편 한 편 엮었다. 꼭 작가가 아니라 그냥 정년 후에도 많은 사람들과의 삶을 이야기로 남기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부끄럽다고 표현하는 그의 말에서 학생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교사로서의 자기성찰을 하는 겸손의 모습을 보여줬다.

 퇴임 후 두 가지를 꼭 하고 싶다는 그는 "하나는 1인 출판사 ‘Book & Design 은근과 끈기’의 비영리사업이다. 또 하나는 다문화 가정 어머님들을 위한 행복교실 운영이다. 모두 10개의 꼭지로 나눠 1달에 1번씩 진행하고 재능기부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후배 교사들에게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갖춰야할 덕목으로 ‘스팩을 갖춘 말 잘 듣는 모범생’에서 ‘협력할 줄 아는 괴짜’를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시대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선생님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류 교장의 출판기념회는 오는 23일 세종고 선생님들과 함께하며 대화의 장도 마련한다.

여주=안기주 기자 ankiju@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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