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살리기와 청년실업,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통시장 청년지원사업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심각한 취업난에 처한 청년들을 전통시장으로 유입시켜 청년에게는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전통시장에는 활력을 불어넣는 참신한 시도였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최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 청년점포는 지난해 청년창업 지원사업 대상지인 용현시장과 동인천중앙시장, 부평지하로터리상가 청년점포 37곳 중 14곳(38%)이 문을 닫아 모두 23곳이다. 소상공인 창업과 관련한 지원 및 제도는 다양하고 많은 정책이 시행되고 있어 창업률은 높은 반면, 창업이후 사후관리가 미흡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음 달에는 중구 신포시장에 청년몰 23곳이 새로 들어선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금방 망할 건데 뭣하러 돈을 들여 지원해 주느냐’는 것이다. 지역 내 청년점포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창업준비가 철저하지 못한 탓이다.

많은 청년들이 그저 빨리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시장조사와 수요분석 없이 뛰어들었다가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결과다. 입지도 기존 상인보다 열세인데다 아이템도 고객으로부터 외면 당하니 몇 달 고생하다가 임대료 지원이 끝나면 폐업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더욱이 정부의 창업지원정책 덕분에 쉽게 자금이 들어오는 것을 믿고 일단 차리고 보자는 식으로 출발했으니 성공할 리가 없다. 따라서 준비 안 된 창업자는 창업하면 안된다. 또한, 정부도 이런 창업자에게 지원하면 안된다.

 준비 안 된 창업, 잘못 출발한 창업의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하다. 열정만으로 장사로 성공하기는 힘들다. 창업실패를 줄이기 위해선 진짜 시장에서 원하는 아이템인지, 직접 고객을 찾아다니며 치밀하게 확인하면서 제대로 준비부터 한 뒤에 창업해도 늦지 않다. 청년점포가 유입되면서 한정적이던 아이템이 다양해지고 고객과 상인의 연령대가 넓어져 기존 상인들 매출도 동반 상승하는 등 사장화 되어가던 전통시장을 활성화 하는 데 기여한 측면도 있다.

따라서 청년 창업자는 적극성과 인내심을 가지고 창업에 필요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임차료와 리모델링 지원 정도에 그치는 현재의 지원정책을 다각화하고 자립하기까지 지속적인 관리를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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