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주전 미드필더 권창훈(24·디종·사진)마저 쓰러졌다. 선수들의 끊이지 않는 부상 악재로 신태용 감독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권창훈은 20일(한국시간) 프랑스 디종의 가스통 제라르 경기장에서 열린 앙제와의 리그앙 홈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후반 31분 부상으로 교체됐다. 경기 후 디종은 홈페이지에 "검사 결과를 기다려봐야겠지만 아킬레스건 파열로 추정된다. 확실한 것은 권창훈이 러시아 월드컵에서 뛸 수 없다는 것"이라며 예상 회복기간은 추후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디종 지역지인 르비앙퓌블리크도 "수개월간 뛸 수 없어서 월드컵엔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프로축구연맹 역시 올리비에 달로글리오 디종 감독을 인용해 권창훈의 월드컵 출전 불가 사실을 전했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권창훈은 이번 시즌 리그앙에서 11골을 뽑아내며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내던 중이었다. 유럽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생애 첫 월드컵을 준비하던 권창훈으로서는 큰 타격이다.

줄부상에 신음하던 축구대표팀에도 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김민재(전북)와 염기훈(수원)은 소집명단에 들지 못했고, 무릎을 다친 김진수(전북)는 28인(최종 엔트리 23명+예비 5명) 명단에 들었지만 사실상 출전이 힘든 상황이다. 소집명단 발표 이후 주세종(아산)과 이근호(강원)도 K리그 경기에서 잇따라 다쳐 우려를 키웠지만 일단 대표팀 합류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공격 자원인 권창훈이 다치면서 월드컵을 채 한 달도 앞두지 않은 대표팀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권창훈과 비슷한 포지션에 이승우(베로나), 문선민(인천),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이 포함돼 있는데, 이들 중 최소 1명 이상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부상 병동’으로 바뀐 축구대표팀은 계획대로 21일 선수 소집과 함께 출항한다. 오전 11시 30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출정식이 열리는데, 별도의 월드컵 소집 행사가 열리는 건 처음이다. 태극전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역대 월드컵에서 활약한 차범근 등 한국 축구 ‘레전드’도 자리를 빛낸다. 선수들은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로 이동해 오후 4시 30분부터 월드컵 공인구 ‘텔스타(Telstar) 18’을 처음으로 사용해 담금질에 들어간다. 최종 엔트리(23명) 확정까지 주전 경쟁을 펼치며 5명은 무조건 탈락한다.

FIFA의 ‘월드컵 출전 선수 건강기록 제출’ 의무화에 따라 22일에는 모든 선수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는다. 대표팀은 26일 오전까지 파주 NFC에서 훈련하며, 같은 날 오후 온두라스와 평가전(28일 오후 8시 대구스타디움)이 열리는 대구로 이동한다. 6월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까지 마치면 최종 23명이 추려진다. 이어 6월 2일 하루 휴가를 보낸 뒤 다음 날인 3일 사전캠프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떠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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