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을 앞두고 주유가 온갖 꾀를 쓰다가 제 풀에 꺾여 병상에 누웠다. 제갈량이 찾아와 위문하는데 주유가 낙담한 듯이 말했다. "사람이 아침저녁 사이에 불행한 일도 생기고 좋은 일도 있으니 어찌 자신을 지킬 수 있겠소이까."

 제갈량이 웃으면서 대꾸했다. "하늘에 구름과 바람이 일어나는 걸 예측할 수 없거늘 사람의 일인들 알 수 있으리오."

 이 선문답 같은 대화의 핵심은 주유가 병이 난 것은 세상에 뜻대로 할 수 없는 것, 즉 동남풍을 불게 하지 못하는데 대한 울분이자 탄식이었고, 제갈량은 해결할 방도가 있다는 대꾸를 했던 것이다. 따라서 하늘에는 예측할 수 없는 풍운이 있다는 말은 부정적인 반어법으로 동남풍이 불 리 없는 겨울이지만 그렇지 않게 할 수도 있다는 암시를 했고, 주유는 이 말 뜻을 헤아려 신음 소리를 냈다.

 동남풍을 선거전에서 결정적 승리로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엄동설한에도 훈풍이 불 수 있다. 잠시지만 말이다. 6·13 선거일을 기다리는 정치인 모두가 되새겨 봤으면 한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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