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서호 인공섬’ 가마우지에게 인기

풍부한 먹이·안전한 환경 장점 도래지로 각광… 개체 수 급증

수원의 ‘서호 인공섬’이 새로운 철새 도래지로 주목받고 있다.

22일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화성 서편에 있는 서호(西湖)는 정조시대(1793년) 축조된 농업용 저수지 축만제(祝萬堤)의 다른 이름으로, 시는 1996년 서호공원을 조성할 때 나온 준설토를 활용해 서호 한가운데에 인공섬을 만들었다.

서호 인공섬은 서호공원으로부터 150ｍ 이상 떨어져 있어 일부러 배를 타고 들어가지 않는 이상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곳이다. 그러다 보니 4∼5년 전부터 겨울 철새 민물가마우지의 도래지가 됐다. 또 흰뺨검둥오리, 큰기러기, 쇠기러기, 청둥오리 등 겨울 철새도 찾아오고 있다.

먹이가 풍부하고 사람의 위협이 전혀 없는 환경 탓에 철새 중에서 특히 가마우지의 개체 수가 최근 수년간 급격히 늘어났다.

가마우지는 보통 겨울에 서호 인공섬을 찾아온 뒤 이듬해 봄 중국으로 이동하지만 최근에는 텃새처럼 서호 인공섬에 남아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가마우지 배설물이 나무를 덮어 숲 전체가 하얗게 보이는 백화현상이 발생하자 시는 환경단체, 조류전문가 등과 조사단을 꾸려 지난 1일 서호 인공섬 실태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서호 인공섬 안에 아까시나무를 중심으로 느릅나무·버즘나무 등 15종의 나무와 명아주·애기똥풀 등 지피류 32종이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

또 가마우지가 1천700여 개 둥지를 틀고 있었고, 둥지 안에는 가마우지 새끼 2∼3마리가 자라는 것이 확인됐다. 조사단은 어미 새와 아기 새를 포함해 섬 안에 총 8천여 마리의 가마우지가 사는 것으로 추산했다.

시는 가마우지 개체 수가 증가함에 따라 매년 분기마다 망원경으로 서호 인공섬 내부 생태환경을 모니터링하고, 겨울에는 섬 주변 조류인플루엔자 예찰활동을 하고 있다.

강나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