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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허브 조성 심포지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9개 산학연 대표가 모여 송도국제도시 바이오클러스터 구축 강화를 위한 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인천경제청 제공>
2002년부터 2016년에 걸쳐 이룩한 송도국제도시 ‘바이오 프런트’가 금융당국이 제기한 거품론에 신음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수조 원을 들여 수 천명이 종사하고 있는 인천 바이오 생태계가 일순간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나돈다. 22일 지역 정·재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논란이 인천 바이오산업의 무한한 잠재력을 저해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신뢰 회복이 조속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관련 업계도 소수 다국적 제약회사가 독점해 오던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패러다임을 교체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굴지 기업의 아성을 ‘버블’로 치부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지역에서도 자칫 셀트리온 1·2공장과 삼성바이오로직스 1·2·3공장 등 바이오 앵커시설의 대규모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조직된 산·학·연 시설 및 입주·지원시설 등의 파생고리가 깨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동아쏘시오그룹 등이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연간 56만L 이상의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구축한 덕에 대학 연구소과 중소벤처기업, 제약사, 병원, 의료기기센터 등이 송도국제도시로 속속 모여 드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역량이 없었다면 ‘송도 바이오 프론트’는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보여주듯 인천의 바이오의약산업은 매년 500% 가까이 성장하면서 최근 ‘톱 5’ 수출 품목으로 등극했다. 셀트리온의 지난해 매출액은 8천289억 원, 영업이익 5천173억 원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매출액 4천598억 원, 영업이익 630억 원을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11공구 땅을 국내 기업 중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가장 먼저 내주기로 결정한 맥락도 이 같은 바이오산업의 미래 가치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서다. 인천경제청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핵심 앵커(33만㎡)로 송도 11공구에 바이오 클러스터(99만㎡)를 조성하고 바이오의약품 생산과 원재료 조달, 유통과 판매가 모두 가능한 공급사슬을 구축할 요량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바이오 기업의 미래 가치를 결국 ‘저평가’ 한다면 ▶인천 바이오기업의 대외신뢰도 저하 ▶CMO(주문생산) 수주 물량 감소 및 신약 판매 차질 ▶공장 가동률 저하 ▶고용인력 감축 ▶바이오 신규 공장 증설 계획 무산 등으로 이어져 그 파장은 엄청날 것이다. 여기에 국가적으로 개인 및 기관투자자들의 손실과 해외 투자자와의 천문학적 손실을 놓고 벌이는 법정 공방 등 대규모 국부 유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역에서는 6·13 지방선거에 매몰돼 인천경제의 한 축이 휘청거리고 있는데도 나몰라 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당사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이 금융당국 상대로 나홀로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이 인천의 모습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최근 금융위원회 감리위원회에 출석해 "(금융감독원이) 분식회계라고 언론에 공개한 데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것이다"라며 "최선을 다해 진실을 밝혀 명예를 회복하고 가까운 시일 내 이 충격에서 벗어 나겠다"고 강조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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