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명예의 진정한 의미

임남례 W아너소사이어티클럽 회장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05월 24일 목요일 제10면
임남례 W아너소사이어티클럽 회장.jpg
▲ 임남례 W아너소사이어티클럽 회장

모든 사람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이 특권층이 되고 싶어 한다.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권력과 명예를 누리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그 자리에 올라서 권력은 얻더라도, 명예는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명예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이다.

 세계 어느 나라든 상류계층을 형성하는 상류계층이 있고, 이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가지므로 상류사회를 형성한다. 그러나 우리는 상류계층은 있지만 상류사회가 없고, 특권층은 있지만 봉사와 희생정신을 갖춘 상류사회의 덕목인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없다.

 우리 사회의 특권층을 보면 지나치게 이기적이고 탐욕적이다. 아마도 지난 세월 가난 속에서 스스로의 능력 하나로 지금의 위치에 올랐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경제성장과 함께 졸부가 늘어났고, 고위 정치인·고위 관료 등 소위 말하는 상류계층은 존재하는데 진정한 의미의 상류층은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상류층으로서 권리는 누리면서 특혜 받는 사람들의 당연한 의무이자 책임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모른다. 아니 모른 척하는 오만한 집단만 있을 뿐이다.

 이처럼 빈부 격차가 급속히 확산되고 이념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사회 계층 간 대립과 반목이 늘고 있다. 이러한 대립과 반목의 주원인의 하나로 정치인, 고위관료, 고위 기업인 등 사회 지도층의 부패와 극심한 도덕적 해이를 들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일부 지도층과 재벌일가의 ‘갑질’ 논란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 갑질’이 대표적인 예다.

 조현민뿐 아니라 땅콩회항 사건을 일으켰던 조현아를 포함한 조 회장 일가 전체가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게 국민들의 여론이다. 이 밖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권력이나 부를 동원해 상대에게 군림하면서 복종을 강요하는 수많은 갑질이 있다. 피자집 가맹점주가 프랜차이즈 업체에 갑질을 당하고 난 뒤에 삶을 비관해 자신의 집에서 자살한 사건, 또 유명 연극인이 자신의 지위를 내세워 성희롱과 성폭력을 일삼고 협박을 자행한 사실도 밝혀져 사회적 공분을 얻고 있다. 정치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유명 정치인들도 성폭력 문제로 수사대상에 올라 있다.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의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갑질’ ‘미투’ 운동 등이 확산되고 있는 현재의 사회 현상 속에서 다시 한 번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우리 사회의 안타까운 현상 가운데서 그래도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최근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점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상위계층 일부에서 다양한 형태로 부의 사회적 환원이 점차 늘어나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소극적인 자선 행위를 넘어 재단 설립과 기부문화 정착 등으로 제도화돼 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전국적으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증가하고, 회원들의 기부가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다만 아쉽다면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현상이 아닌 소수의 지도층이라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우리 사회 어디에나 어떠한 형태로든 꼭 필요한 덕목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 깔려 있는 문제의 상당 부문은 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확산과 실천으로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천은 먼 곳에 있지 않다. 먼저 특혜만 누리고 책임은 지지 않고 해야 할 의무를 저버렸던 상류계층부터 뼈를 깎는 반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일상화하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제 우리도 선진국 상류사회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으로 사회통합에 나서야 한다. 약자에 대한 배려가 건강한 사회통합의 지름길이다.

 우리 사회의 상류계층에 속한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분들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남에게 양보하고 헌신할 수 있는 희생의 정신을 솔선해서 보여주기 바란다. 명예는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저작권자 ⓒ 기호일보 (http://www.kihoilb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