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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의 일각’

여자 팀추월 왕따 논란이 전부가 아니었다

연합 yonhapnews.co.kr 2018년 05월 24일 목요일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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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실시한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가 23일 발표한 대한빙상경기연맹 특정감사 결과 ‘비정상’ 운영이 확인됐다. 관련자 징계 요구 28건(중복 포함, 징계요구자 18명), 부당 지급 환수 1건, 수사 의뢰 2건, 기관 경고 3건, 개선 요구 7건, 권고 3건(징계 권고 포함), 관련 사항 통보 5건 등 총 49건의 감사 처분이 내려졌다.

 문체부는 특정감사를 촉발한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왕따 주행 논란’에 대해 "나쁜 의도가 있는, 고의적 주행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작전 수립 과정에서 지도자와 선수들 간 의사소통 문제가 있었음이 확인됐다.

 이어 빙상계 ‘대부’로 불려온 전명규 전 빙상연맹 부회장이 빙상연맹 재임 시는 물론 연맹을 떠나 있을 때도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일부 선수가 한국체대에서 이른바 ‘특혜 훈련’을 받은 것에도 전 씨가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전명규 전 부회장은 지난해 연맹 부회장으로 복귀했다가 문체부 감사가 시작된 후 사임했다. 문체부는 당사자가 사임한 후에도 징계할 수 있도록 한 연맹 규정을 근거로 전 씨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다.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 선발 과정에서의 규정 위반 사례도 발견됐다. 연맹은 평창 올림픽 빙속 매스스타트의 메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선수 추천제를 도입했다. 이른바 ‘페이스 메이커’ 의사가 있는 선수를 대표로 뽑기로 한 것이다. 국가대표 선발은 경기력향상위원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도 무시했다.

 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주니어쇼트트랙 선수권대회 파견 선수 선발 과정에선 남녀 각 4명을 뽑기로 공지한 이후 남녀 1명씩을 더 뽑았다. 2016년 4월 쇼트트랙 대표팀 지도자 모집 과정에선 ‘지도자 경력 5년 이상’ 조건을 명시했으나 미자격자인 특정 대학 출신 코치 3명을 선발했고, 직무평가 없이 계약을 연장했다.

 국가대표 경기복 선정과 후원사 공모 과정도 수상했다. 연맹은 국가대표 경기복에 대한 불만이 지속해서 제기됐다며 교체를 위한 ‘용품계약 태스크포스(TF)’를 운영했다. ‘국가대표 용품 후원사 우선협상위원회’를 구성해 기존 후원사와 우선협상을 진행하기로 한 이사회 결정을 어긴 것이다.

 TF를 통해 사실상 특정 업체 선정을 전제로 회의한 정황도 발견됐다. 후원사 공모에서 특정 회사에 유리하게 진행했고 ,TF에서 논의된 경기복과 후원사 교체 정보가 외부에 사전 유출된 정황도 있었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경기복과 후원사 선정 과정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노선영이 평창 동계올림픽 직전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다시 복귀하는 과정엔 빙상연맹의 미숙한 행정처리가 있었다. 연맹 담당 직원이 내부 보고와 검토 없이 업무를 처리했고, 이 과정에서 ISU의 서한을 자의적으로 잘못 해석했다. 쇼트트랙 대표 심석희가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조재범 전 코치에게 폭력과 폭언을 당한 후 공포감에 선수촌을 빠져나왔을 때는 지도자들이 연맹과 대한체육회에 심석희가 몸살감기로 병원에 갔다고 거짓 보고하기도 했다.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연맹은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곧바로 영구제명 징계를 내렸다.

 문체부는 공정위 절차에 하자가 있어 추후 조 전 코치가 이의를 제기할 소지가 있다며 재심의를 권고했다. 또한 중국 대표팀 코치로 선임된 것으로 알려진 조 전 코치에 대한 수사도 의뢰했다. 이 밖에 스포츠공정위원회를 부당하게 운영하거나 비상근 임원에 정관을 어기고 업무활동비를 지급하고, 임원에게 부적정한 전결권을 주는 등의 부실한 행정처리도 적발됐다. 연맹은 규정에 없는 상임이사회를 운영하면서 전명규 전 부회장이 과도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방조했다고 문체부는 판단했다.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에 빙상연맹에 대한 관리단체 지정을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관리단체로 지정되면 집행부 임원은 모두 해임되고, 대한체육회에서 파견하는 관리위원들이 집행부 역할을 대신 맡는다.

 대한체육회도 신중한 검토에 나섰다. 체육회 관계자는 "관리단체 지정은 그동안 회장을 뽑지 못하거나 집행부가 제대로 조직을 이끌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려졌는데 빙상연맹은 조금 사안이 다르긴 하다. 빙상연맹의 상임이사회 운영이 ‘체육회의 정관 등 제규정에 대한 중대한 위반’에 저촉돼 문체부가 관리단체 지정을 권고한 만큼 세밀하게 내용을 들여다보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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