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가 옛 곤지암읍사무소 부지에 노인종합복지회관을 건립하면서 인근에 식재된 100년 된 느티나무를 인정사정없이 베어내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강나훔 기자 hero43k@kihoilbo.co.kr
▲ 광주시가 옛 곤지암읍사무소 부지에 노인종합복지회관을 건립하면서 인근에 있는 100년 된 느티나무를 인정사정없이 베어내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강나훔 기자 hero43k@kihoilbo.co.kr
광주시가 곤지암읍 옛 청사에 노인종합복지회관 건설공사를 진행하면서 인근에 식재된 100년 된 고목을 베어내 이 나무를 안식처로 삼았던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23일 시에 따르면 곤지암읍 곤지암로 21 옛 곤지암읍사무소 부지에 노인종합복지회관 및 농촌중심지 활성화센터를 건립 중이다. 민선6기 공약사업으로 지어지는 이 청사는 총면적 4천731㎡에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내부에는 노인상담실, 프로그램실과 컴퓨터실, 다목적 강당 등이 올 연말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역에 편의시설이 들어섬에도 정작 주민들은 해당 공사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시에서 공사에 방해가 된다며 청사 인근에 식재된 100년가량 된 두 그루의 느티나무를 인정사정없이 잘라내 버렸기 때문이다.

본보가 이곳을 찾아 직접 확인한 결과 나무들은 전기톱을 사용한 듯 큰 가지들이 반듯하게 잘려 그루터기만 흉물스럽게 남은 상태였다. 나무들은 청사 앞 버스 정류장과도 인접해 있어 버스를 기다리던 지역주민들의 쉼터가 돼 왔다. 특히 오랜 세월 지역과 함께 성장했기 때문에 상실감이 더 크다고 성토하고 있다.

지역주민 A(74)씨는 "아주 오래전엔 이 나무들 옆으로 우물이 있었는데, 주민들이 물을 뜨고 나무를 그늘막 삼아 잠시 쉬어 가곤 했다"며 "그때 나도 어렸을 때니 돌이켜 생각해 보면 100년도 더 된 나무였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B(51)씨는 "주민들의 의견 수렴 하나 없이 지역의 상징적인 나무를 그렇게 쉽게 베어낸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시는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청사에 지하 주차장을 지어야 했는데 해당 나무들이 흙막이 공사 터에 자리잡고 있어 공사 진행이 어려운 상태였다"며 "당초에는 느티나무를 보존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했지만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주민들께서 많이 아쉬워 하시는 만큼 같은 크기의 나무를 새로 식재하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hero43k@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100살 나무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