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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에 채워져야 할 것들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05월 25일 금요일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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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사람은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 슬픔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누구나 기쁨을 원할 겁니다. 그러나 이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내 뜻대로 상대가 움직여주지만은 않을 테니까요. 그래서 나와 너 사이에 놓인 그 ‘여백’에 기쁨을 잉태하는 씨앗을 심어야 합니다.

 짐 로허의 「몸과 영혼의 에너지 발전소」에는 ‘회복’에 관한 지혜가 소개돼 있습니다.

 "음표들 사이에 공간이 있어야 음악이 만들어지고, 문자들 사이에 공간이 있어야 문장이 만들어지듯이, 사랑과 우정이 성장하는 곳 역시 일과 일 사이의 공간이다."

 이 글을 접하면서 너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인 여백을 무엇으로 채워야 너와 나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봅니다.

 「CEO, 책에서 성공을 훔치다」에 레스토랑 점장과 상담전문가와 대화 내용이 나옵니다.

 "선생님, 점원들에게 몇 번씩이나 주의를 주었는데도 점원들 태도가 도무지 바뀌질 않습니다. 점원들이 손님들에게 거칠게 대하기 때문에 손님이 많이 줄었습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제가 해고될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혹시 점장님이 직원들을 거칠게 대하고 있지는 않나요?"

 "거칠게 대할 수밖에 없지 않나요? 아무리 주의를 줘도 변하지 않는데 말입니다."

 이 말에 상담전문가는 진지하게 조언해주었습니다.

 "인간관계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점장님이 그들을 거칠게 대하는 한, 점원들의 태도는 개선되지 않아요. 그러니 우선 점장님의 거친 태도부터 고쳐보세요. 그래서 말투부터 상냥하게 하고 자주 격려해주세요. 반드시 개선될 겁니다."

 다음 날부터 점장은 직원들의 사소한 부분까지도 칭찬하는 등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그곳의 매출이 그 지역 전체 레스토랑 중의 최고가 되었으니까요.

 ‘내’기준에서 상대를 판단할 때 비난이 나오고, ‘너’의 상황을 헤아릴 때는 칭찬하게 됩니다. 비난은 상대를 움츠러들게 하지만 칭찬은 상대가 용기를 내도록 돕습니다.

 아주 유명한 변호사이자 연설가인 사람이 휴일에 집 거실에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자신의 집으로 걸어오는 소년이 보입니다. 소년의 손에 든 가방으로 봐서는 책을 파는 외판원이 분명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아내에게 말합니다.

 "여보, 내가 저 아이에게 세일즈 기술을 가르치겠소."

 변호사가 직접 문을 열어주고는 소년에게 이렇게 말하는군요.

 "얘야, 나는 무척 바쁘거든. 그러나 너에게 딱 1분만 시간을 줄 테니 말해보렴."

 그러자 소년은 딱 한마디만 했습니다. 소년의 그 말을 들은 변호사는 소년을 집안으로 데려가 무려 한 시간 이상이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물론 소년으로부터 여러 권의 책을 사기도 했죠. 소년이 무슨 말을 했기에 말 잘하기로 유명한 변호사가 오히려 소년의 세일즈 기술에 말려 들었을까 참 궁금합니다.

 소년의 말은 이랬습니다. "선생님, 선생님이 그 유명한 로버츠 씨 아니세요?"

 누구나 말하고 싶어 합니다. 특히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더더욱 자신의 성공담을 말하고 싶어 할 겁니다.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숱한 역경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그의 욕망을 소년이 꿰뚫어본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목표인 책 판매가 아니라 상대방의 욕망을 헤아린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책도 팔고 변호사로부터 인생의 지혜도 얻었을 테니까요.

 잠시 눈을 감고 상담전문가가 가르쳐준 지혜와 소년의 성취에 대해 떠올려봅니다. 점장과 직원 사이, 그리고 소년과 변호사 사이, 그리고 ‘너’와 ‘나’ 사이에 놓인 여백에 상대에 대한 배려심으로 가득 채워질 때만이 성취와 행복 모두를 쥘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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