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 살 태훈이」는 발달장애아를 키우는 어머니의 이야기다. 원수 같았던 아들이 소중한 인생의 동반자가 되기까지, 자폐 자녀를 둔 엄마의 웃기고 울리는 그림일기이다. 스물두 살 청년아기인 자폐 아들과의 일상과 아들의 장애를 받아들이고 함께 웃게 되기까지의 어머니의 마음을 그림과 글로 담았다.

이 모자에겐 특별하지 않은 하루하루의 기록들이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이들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모든 이들에게도 위로와 감동을 선사한다.

저자는 놓아 버릴 수도, 남이 대신 살아줄 수도 없는 삶을 울고, 싸우고, 원망만 하며 살 수는 없었기에 변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변할 수 있는 부분으로 시선을 돌리자고 결단한다. 아들의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을 열고, 아들에 대한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것. 그때부터 새로운 날들이 시작됐다.

자폐 자녀를 둔 어머니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저자의 글과 그림은 유쾌하다. 아들의 서툰 말 한마디, 한마디를 유쾌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모습에서 사랑받음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된다.

눈여겨볼 것은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주위 사람들의 도움 때문이라는 저자의 말이다. 기꺼이 눈물 가득한 삶에 들어와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도하며 함께 걸어 준 고마운 사람들. 저자는 그들이 있었기에 외롭지 않았다고 한다.

저자 박상미는 어린 시절 할머니가 사다 주신 그림도구들과 노는 것이 좋았고, 자연스레 화가를 꿈꿨다. 사는 것에 바빠 그림 그리는 것을 잠시 잊었다가 아들로 인해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됐다. 풀과 꽃을 사랑하고, 아들과 가위바위보 놀이를 하며 즐겁게 살아간다.

김재성 기자 jskim@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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