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이정환의 성적은 내리막길을 달렸다.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컷 탈락, GS칼텍스 매경오픈 공동 33위, SK텔레콤오픈 공동 42위…. 코리안투어 선수 중 최장신(188㎝)에서 뿜어나오는 시원한 장타와 예리한 아이언샷은 그대로였다. 다만 2m 안팎의 짧은 거리 퍼트에서 너무 자주 실수가 나왔다.
이정환은 퍼터를 바꿔 보기로 했다. 좋다는 것은 다 써 보던 이정환은 골프장에 퍼터를 5개씩 갖고 다녔다. 퍼팅 부진에 허덕이던 이정환이 24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 1라운드 결과 5언더파 67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버디 7개가 말해 주듯 퍼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이정환이 들고 나온 퍼터는 지난해 생애 첫 우승을 이룬 카이도 골든V1오픈에서 썼던 것과 같다. 이정환은 "올해는 쓰지 않다가 SK텔레콤오픈 3라운드 때 한 번 써 보고 이번에는 프로암 때도 사용하지 않았다. 고민 끝에 우승할 때 기분을 느껴 보자 했던 게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퍼터뿐 아니라 큰 키에서 나오는 높은 탄도의 아이언샷도 눈길을 잡았다. 이정환은 "그린이 단단해 탄도 높은 샷을 치는 내가 유리한 건 사실이다. 맞바람이 불 때는 낮은 탄도의 아이언샷을 구사해야 한다. 두 가지 샷을 다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에 너무 잘 해서 주변의 기대가 많아 부담도 없지 않았다"는 이정환은 "어느 대회든 우승 경쟁을 하는 건 좋은 일이다. 남은 라운드가 기대된다. 아직 우승을 바라보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기회를 잡고 싶다"고 투지를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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