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은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이었다. 이번 부처님 오신날은 6·13 지방선거를 앞둔 만큼 후보자 대부분이 불심 잡기에 나섰다.

 불교에서는 지도자를 위한 덕목으로 사섭법을 꼽는다. 보살이 중생과 함께하는 삶의 지침이자 지향할 실천적 네 가지 방안이다.

 네 가지 방안은 보시(布施)·애어(愛語)·이행(利行)·동사(同事)다.

 보시는 사람들에게 자비로운 마음으로 재물이나 진리를 베풀어준다는 의미다. 애어는 사람들을 대할 때 항상 따뜻한 얼굴, 부드러운 말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행은 선행을 해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것이며, 동사는 서로 협력하며 고락을 함께 하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어려울 것 없어 보인다. 누구나 이런 지도자를 꿈꾼다. 아마 후보들도 이런 삶을 살고 있다고 자신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 어디라도 제 이익만 챙기고, 남에게 손해를 끼치며, 거친 말을 사용하고, 자기들끼리 뭉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사섭법의 반대로 살지만 이들 중에도 지도자는 존재한다.

 이번 지방선거 경기지사에 도전하는 후보 중 이재명·남경필 후보가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욕설 음성파일’과 ‘경기도 채무제로 선언’ 등으로 촉발된 충돌은 ‘가짜 연정’, ‘5·18 전야제 뒤풀이 영상’ 등으로 번져 이들의 한 치 양보 없는 신경전은 매일 SNS 상에서 이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중앙당은 이 후보의 ‘형수욕설 녹취록’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수행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고통을 참고 깨달음을 얻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

 많은 후보들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한 메시지에서 ‘자비’, ‘평화’, ‘존중’ 등을 강조했다. 지도자가 자비를 베풀고 상대방을 존중해 평화를 지키는 것은 어렵지 않다. 쉽게 보면 그냥 사섭법의 반대로 하지 않으면 된다.

 제 이익만 챙기지 않고, 남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으며, 거친 말을 사용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뭉치지 않으면 지도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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