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00.jpg
▲ 지난 25일 오후 ‘성남 중1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이 진행될 예정인 성남 제일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이 위험한 통학로를 따라 하교하고 있다. 사진=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재개발지역 중심에 놓인 성남시 한 초등학교의 학부모들이 지자체와 공사 시행사에 통학안전대책 마련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27일 성남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및 성남 제일초등학교 등에 따르면 시와 LH는 2021년 12월까지 중원구 중앙동 2979번지 일원 10만8천423㎡ 부지에 총 2천411가구 규모의 아파트 조성을 위한 ‘성남 중1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지난 3월부터 기존 주택들의 내부 철거가 진행 중이며 다음 달 23가구의 석면 철거 공사, 7월 전면 철거 공사가 시작되는 등 본격적인 재개발 공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정비사업지역의 중앙에 위치한 제일초 학부모들의 불만이 거세다. 현재 제일초에는 인근 아파트 단지와 주택 등에 거주하는 43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으로, 학교를 중심으로 재개발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사업시행자인 LH와 성남시는 통학로 안전에 대한 명확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오후 찾은 제일초는 대부분 원주민들이 이주를 마쳐 방치된 빈집에 둘러싸여 있었다. 이 집들은 유리창이 깨져 있거나 문이 모두 열려 있었지만 안전시설이 설치된 곳은 많지 않았고, 일부에서는 요란한 소음을 내며 내부 철거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특히 학교의 3면과 공사지역 간 거리가 3∼4m에 불과했지만 ‘공사 중-통행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패널 간판만 놓여져 있을 뿐 학생들의 통학안전을 위한 별다른 조치는 보이지 않았다. 학생들은 위험한 골목길을 따라 하교하고 있었고, 학부모회 소속 학부모만이 학교 정문 앞에서 학생들의 하굣길을 지도하고 있을 뿐이다. 더욱이 LH가 공사기간 동안 학생들의 주 등·하굣길 폐쇄를 결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의 대책 마련 요구는 커지고 있다.

학부모 김성희(38·여)씨는 "250여 명의 학생들이 이용 중인 해당 등·하굣길이 폐쇄되면 등·하교시간이 기존의 2배인 1시간가량 소요된다"며 "이에 따라 방음·방진펜스 등 안전시설 설치와 안전인력 배치 등 안전대책을 마련해 기존 통학로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LH는 공사비용 증가를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시와 LH 관계자 등은 "당초 지난해 제일초 학부모회와 통학버스 지원 등을 약속했지만 올해 새로 구성된 학부모회가 요구사항을 변경해 재협의 과정이 길어지고 있을 뿐"이라며 "현재 성남교육지원청과 LH 간 관련 협의가 진행 중으로,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면 학부모들과 다시 협의해 학생들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통학안전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