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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환 나사렛국제병원 신경외과 과장

포근한 봄 날씨로 야외 활동이나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발생하기 쉬운 것이 경도 두부외상이다. 경도 두부외상이란 일반적인 두피열상과 두피좌상, 뇌진탕으로 불리는 일과성 의식소실까지를 말한다. 뇌진탕은 머리에 물리적 충격을 받은 뒤 뇌의 물리적 손상 없이 일어나는 의식 변화(정신을 잃거나 사람이나 장소 또는 시간을 알지 못하는 현상)와 시력이나 평형감각의 장애 등과 같은 즉각적이고 일시적인 뇌의 기능장애로 정의할 수 있다.

# 경도 두부외상 증상으로 두통을 가장 많이 호소

경도 두부외상은 의식 변화가 없는 대신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호소하거나 구토·시야·흐림·불안·초조 등이 동반돼 나타날 수도 있다. 두통은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으로 30~90%의 빈도에서 나타나며, 오히려 중증의 두부외상보다 경도 두부외상에서 더 높은 빈도를 보인다. 직접적인 머리 수상 부위 통증도 있지만 85%는 긴장성 두통으로 나타나며, 경추부 손상에 의해 이차적으로 후경부 및 견갑부 통증이 자주 동반된다.

 국소적인 뇌신경 장애 증상인 어지러움은 주변 환경이 움직이는 느낌 또는 자신이 움직이거나 붕 뜬 느낌 등으로 나타나며 손상 직후 약 절반의 환자에서 관찰된다. 이 중 10% 환자들은 증상이 장기간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10% 내외 환자에게서 시각장애가 나타나 불선명한 시력, 복시(1개의 물체가 2개로 보이는 것)가 나타날 수 있고 대부분의 환자들은 1~2주 내에 점차적으로 호전된다.

 오심과 구토도 머리를 다친 뒤에 흔히 보는 증상이다. 특히 어린아이일 경우에는 어른보다 더 자주 오심과 구토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오심과 구토는 경도 두부손상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지만 뇌출혈과 같은 두개강 내압이 높아졌을 때에도 나타나는 증상으로 주의해야 한다.

# 어린 환자가 많은 경도 두부외상

 경도 두부외상의 발생 원인으로는 교통사고, 추락, 폭행이 가장 많지만 스포츠로 인한 두부손상도 2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1년에 10만 명당 130~700명 정도가 입원한다고 보고돼 있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정도 발생빈도가 높고 11~20세 사이가 가장 많다.

 뇌진탕은 단단한 두개골 안에서 뇌가 과도하게 흔들리게 되면서 뇌 기능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가 회복된다. 물론 뇌에 신경병리학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지만 뇌 영상 검사에서 구조적인 이상이 관찰되지는 않는다. 환자는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며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지만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기 때문에 답답하고 억울한 생각이 들 수 있다.

 다행히 뇌진탕은 언제 나을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 합병증 없이 회복된다. 결국은 두통이나 어지럼증 같은 증상이 발생해도 대부분 3개월 이내에 완쾌할 수 있다. 심각한 신경학적 합병증을 동반한 경도 두부외상 환자는 매우 드물다. 그러나 유병률이 어느 정도 동반되며, 일부 환자에서 만성적인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가벼운 뇌진탕이라고 해서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다.

#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면 적극적인 치료 필요 

머리를 다친 뒤에 처음에는 이상이 없더라도 시간이 지나 머리에 피가 고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지연성 출혈’이라고 한다. 외상 후 곧바로 피가 고인 경우에는 검사를 통해 알아낼 수 있지만, 드물게 지연성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 초기 검사에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되거나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하면 재검사를 한다.

 신경외과적 치료는 2차적 후유증을 시사하는 신경학적 악화의 임상증후를 찾는 경과 관찰 및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빠른 후유증 극복과 정상 생활을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입원치료는 증상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할 필요는 없다. 급성기 치료가 끝나고 경구약제로 증상이 조절되고, 거동이 가능한 상태라면 통원치료로 전환하게 된다.

아무리 좋은 치료라도 예방보다는 못하기 때문에 두부외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도움말=나사렛국제병원 신경외과 최영환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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