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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석 인천대 교수
J노믹스란 공정경제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별칭이다. J노믹스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핵심 내용은 최저임금을 인상해 저소득계층의 수입을 증진시켜 생활수준을 안정시키고 경제성장을 견인하도록 하며 근로 시간을 단축시켜 일자리를 쪼개어 나누도록 해 고용을 늘린다는 것이다. J노믹스는 대통령 선거 과정부터 문재인 후보의 공약으로 가다듬어져 대통령 취임 후 호기 있게 추진됐지만, 그 중 한 축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현재 시련을 맞고 있다.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실패한 정책임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에 즈음해 실시된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80%를 상회하기도 했다. 이 지지도는 여론조사에 대통령 지지자층이 많이 응답하고 반대자층, 중립자층 그리고 무관심층이 여론조사에 잘 응답하려 하지 않아 지지자층이 과대 표집된 여론조사 수치라고 하더라도 높은 수치인 것은 분명하다.

이런 높은 지지도가 나온 까닭은 여러 각도에서 해석이 가능할 것이나, 문 대통령이 보인 소통(정치사회 일각의 비판적 표현으론 쇼통)의 리더십, 산타클로스 식 시혜적 복지 정책, 남북 정상회담 개최 그리고 경제를 호조라고 보는 착시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전문가 평가에 의하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은 보통(B)이하이다. 한 언론사가 실시한 경제전문가 설문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은 국정운영전반(남북화해와 복지정책분야)에서 B+, 고위직 인사에서 B-로 평가 받았고, 일자리정책에서 C+, 혁신성장정책에서 C+, 에너지정책에서 C+로 평가 받았다.(매일경제 2018년 5월 8일자).

이런 평가가 옳다면,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 즉 J노믹스는 성공적인 것이 아니며, 그 한 축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결코 성공한 정책이 아니다.

 J노믹스가 추구한 좋은 의도와는 달리, 최근에 발표된 자료들은 소득주도 정책이 실패한 정책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5월 24일 통계청 발표에 따른 소득 증감을 보면, 2018년 1분기 소득하위 20%의 가계 명목소득은 전년 대비 8% 감소했고, 2분위 소득도 4% 감소해 저소득층은 더 피폐해졌다.

서민 일자리는 건설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대폭 감소해 건설업의 경우, 2018년 1분기의 경우 문재인 정부 임기 초인 2017년 2분기에 비해 ⅓로 줄었다.(매일경제 2018년 5월 25일자). 또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공무원 채용 확대 등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정책을 추진해 왔고,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며 기업이 근로시간을 단축해 일자리를 늘리도록 채근하지만, 쏟아 붓는 재원에 비해 일자리 증가율 역시 신통치 않다.

 J노믹스의 소득주도정책과 일자리 정책은 경제논리에 맞지 않다는 점에서 실패할 운명이었다. 임금을 올리게 되면 혁신이 어려운 업종의 고용주가 폐업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선택은 고용을 줄이는 길 뿐이다. 임금인상을 강요받게 되면 기업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계화를 하기도 하지만 공장을 해외로 이전해 오히려 일자리를 줄인다.

근로시간을 단축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을 확대하라고 유인책을 제시해도, 한시적으로 받는 정부 혜택보다 계속 지불해야 할 비용이 클 때 그 유인책을 따르는 것은 경제적으로 비합리적이다. 경제이론으로 포장되었지만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일자리 정책은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에 경도된 정책이기 때문에 실패했고, 앞으로도 반전해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

 대통령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했는지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 성장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하여, 발언 하루 뒤 곧 바로 긴급점검회의를 연다 하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역임한 고(故) 임원택 교수는 저서 「제2자본론」을 통해 마르크스의 이론을 통해 보더라도 자본가가 부유해져야 노동자도 부유해진다고 했다.

이제 생산과 고용을 책임지는 기업에 대한 과잉규제를 철폐해 경제논리에 따라 경제가 성장하도록 하는 혁신성장 정책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생산성에 따라 임금 수준을 정하도록 하고, 그 결과 산출된 과실을 활용해 필요한 곳에 복지의 혜택이 골고루 미치도록 하는 ‘공정’ 복지 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실패한 J노믹스 수정,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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