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러시아 월드컵 출정식을 겸해 국내에서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가상 멕시코(조별리그 2차전)’ 온두라스의 다음 상대는 ‘가상 스웨덴(조별리그 1차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이하 보스니아)다.

신태용<사진> 감독은 6월 1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보스니아전을 치른 뒤 6월 2일 3명을 탈락시킨 최종 엔트리 23명을 발표한다. 대표팀은 다음 날 인천공항으로 집결해 사전 캠프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떠난다.

보스니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1위로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선 벨기에와 그리스에 밀려 조 3위로 탈락했다. 평가전을 앞두고 소집된 23명 중에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활약하는 간판 공격수 에딘 제코(AS로마)를 비롯해 유럽 각국에서 뛰는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대표팀은 2006년 5월 국내에서 독일 월드컵 출정식을 겸해 한 번 맞붙어 설기현과 조재진의 득점으로 승리(2-0)한 바 있다. 이번에도 승리한다면 A매치 홈경기 무패 행진 신기록을 17경기로 늘리게 된다.

신 감독은 28일 온두라스전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보스니아를 상대로 "어느 선 정도까진 팀을 갖춰서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선발 라인업도 전술도 실험보다 실전 점검에 무게를 싣겠다는 의미다.

온두라스전에선 포백 수비라인을 배치한 4-4-2 전술을 기본으로 후반 스리백을 혼용했다. 보스니아전에선 본격적으로 스리백을 가동해 볼 수 있다.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의 투톱 체제 속에서 이승우(베로나)·문선민(인천)이 체격 조건이 좋은 보스니아 선수들 틈에서도 통할지가 점검 포인트다. 온두라스전에 출전 못한 선수나 대표팀 잔류와 탈락의 갈림길에 서 있는 선수들로서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보스니아와 평가전은 월드컵 경기 수준의 비디오 판독(VAR) 장비와 인력이 투입된다는 게 특징이다. FIFA가 러시아 월드컵 때 사상 첫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에 맞춰 태극전사들의 적응력을 높일 기회다.

주심과 부심 2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국가 중 프로리그에서 비디오 판독을 진행하는 호주 국적이다. 비디오 판독을 담당하는 심판은 VAR 자격증을 가진 중국인 심판 2명이 담당한다.

비디오 판독 장비는 월드컵 수준에 근접하게 배치된다. 경기장에는 방송사가 설치하는 TV 중계 카메라 21대에 골라인 판독용 2대를 더해 총 23대가 동원된다. 장비는 러시아 월드컵 때 사용하는 ‘호크아이’(HAWK-EYE)다. 영국 호크아이사가 개발한 이 장비는 최대 16개 중계 카메라의 화면을 하나의 장비로 모아 동시에 재생할 수 있다. 또 경기 영상에 그래픽을 결합, 오프사이드 라인을 설정할 수 있어 신속한 판정이 가능하다. 이 화면은 중계 화면을 통해 송출되는데, 재생 중 화면 분할과 줌인·줌아웃, 터치스크린 등의 기능을 사용한 상세한 분석이 가능하다.

아울러 ‘비디오 판독 중’(VAR)이라는 안내와 전광판을 통한 판독 정보도 제공한다. FIFA는 골 여부, 페널티킥 선언, 퇴장 여부, 부정확한 판정 정정 등 4가지 상황에 대해서만 비디오 판독을 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전광판을 통해 ‘퇴장 판정 중’이라고 안내한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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