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했던 가정사가 삼촌과 조카 간의 씻을 수 없는 참극으로 번졌다. 어릴 적부터 쌓인 조카의 응어리가 삼촌을 향하는 살인 흉기로 돌변했다.

인천지역의 한 아파트 단지. 조카 A(48)씨와 삼촌 B(61)씨는 같은 동, 같은 층에 거주했다.

A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일찍 여의었다. A씨가 자라는 동안 삼촌 B씨의 간섭과 잦은 구박, 폭력이 이어지면서 A씨의 불만과 원망은 깊어져 갔다.

30일 낮 12시 30분. A씨는 옆 통로에 살고 있는 B씨의 집을 찾았다가 심한 말다툼을 벌였다.

격분한 A씨는 부엌에 있던 흉기를 이용해 B씨의 복부 등을 수차례 찌르고 난 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흉기에 찔린 B씨는 자상(刺傷)과 과다출혈로 그 자리에 쓰러졌다.

잠시 후 문이 열린 B씨의 집을 수상히 여긴 이웃 주민이 혈흔이 낭자한 현장을 목격하고 112신고를 했다. B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구급차 안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삼산경찰서는 이날 살인 혐의로 조카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어릴 적부터 가정사로 인해 삼촌과 사이가 무척 좋지 않았다"며 "대화 도중 격분해 우발적으로 이 같은 일을 저지르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며 "추가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밝힌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