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선거운동.jpg
▲ 31일 인천시 남구의 주요 사거리 중 하나인 옛시민회관사거리에 각 후보들의 홍보 현수막이 앞다퉈 설치돼 상가 건물 대부분을 가리고 있다. 김희연
6·13 지방선거의 본격적인 선거운동 개시와 함께 시민 불편도 시작됐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우후죽순 걸리는 현수막은 물론 선거유세차량의 과도한 확성기 소리가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선거운동이 시작된 31일 인천경찰에 접수된 선거 관련 민원만 30건이 넘는다. 이 중 20여 건은 선거유세차량에서 발생하는 소음 때문이다.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선거유세차량과 선거운동원들을 동원해 지역 곳곳을 돌며 내뿜는 소음이 만만치 않다.

문제는 소음규제가 없다는 점이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주택가 등 구역별로 소음이 일정 기준을 넘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나 선거운동과 관련한 소음은 예외다.

일부 후보자들은 홍보에만 치중하며 확성기 볼륨을 불쾌할 정도로 높여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 몫이 됐다.

이날 오전부터 연수구 청학사거리와 중구 동인천역 남광장, 남동구 논현역 주변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은 물론 주택가인 남동구 도림주공2단지 주변, 동구 삼두아파트 정문 등에서 소음민원이 접수됐다.

유세차량도 골칫거리다. 연수구 신연수역 사거리와 남동구 길병원 사거리, 서구 원당사거리 등에서는 오전 출근시간대에 후보자들의 유세차량들이 점령해 교통 정체 등 불편이 발생하기도 했다.

모 캠프 관계자는 "선거운동 첫날이다 보니 오전 7시에 출정식을 하고 사거리에서 차량을 이용해 유세를 진행했는데 시민들이 불편해 했다"며 "지도하는 사람을 배치해도 유세차량들이 한 개 차로를 점령하다시피 해 특히 우회전 차량들이 통행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후보자들의 현수막도 시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후보들의 현수막 게시는 전날부터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 일부 후보자들은 30일 저녁부터 유동인구가 많은 남구 옛 시민회관 사거리, 계양구 경인교대역 사거리 등 주요 사거리의 가로수나 전봇대 한쪽에 현수막을 걸어놓고 인원을 배치했다. 다른 후보자보다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후 현수막 게시가 시작되는 31일 0시가 되자마자 나머지 한쪽을 펼쳐 마무리했다.

현수막은 이번 선거부터는 동별 1장에서 2장으로 늘어나 시장과 교육감, 구청장, 광역 및 기초의원 등의 후보자들이 동에 2장씩 걸 경우 수천 장의 현수막이 거리를 뒤덮는 셈이다.

연수구에 거주하는 한모(37)씨는 "다수의 후보들이 자신의 현수막만 잘 보이면 된다는 생각으로 무분별하게 게시하다 보니 상가 간판을 가리기 일쑤"라며 "도시 전체가 지저분해지는 기분"이라고 지적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선거운동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