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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문화재단./연합뉴스
고양문화재단의 한 직원이 동료 직원들의 개인 이메일을 몰래 훔쳐봐 온 사실이 드러나 말썽을 빚고 있다. 특히 문제 직원의 소속 부서 책임자는 해당 사항에 대해 감사실에 정식 보고 및 조사를 의뢰하지 않는 등 관련 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져 직권남용 의혹을 사고 있다.

31일 고양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대외협력실 소속 전산담당자 A(5급 사원)씨가 5월 중순께부터 감사실과 인사담당 직원들의 이메일을 무단 열람했다는 소문이 재단 내부에서 일었다.

이에 해당 직원의 부서인 대외협력실 B실장은 감사실에 정식 조사를 의뢰하지 않은 채 마케팅부서에 근무하던 전 전산담당자 C(5급 사원)씨에게 "A씨가 무단으로 직원들의 이메일을 봤는지 조사해 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지시를 받은 C씨는 A씨가 직원들의 이메일을 들여다본 사실을 알아내고 지난 25일 감사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재단 감사실장은 "25일 대외협력실로부터 이런 내용을 전달받고 A씨에 대해 1차 사실관계 조사를 벌였다"며 "A씨는 재단이 4월 벌인 호봉산정 특정감사에 자신이 포함됐는지와 진행 결과가 궁금해 직원들의 이메일을 봤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28일부터 A직원의 이메일 무단 열람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라며 "해당 직원이 어떤 이유로, 언제부터 직원들의 이메일을 무단 열람했는지 컴퓨터 사용기록과 근무기록, 사무실 주변의 폐쇄회로(CC)TV 등의 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번 주 중으로 추가 조사를 마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재단 내부에 빠르게 전파되자 일부 직원들은 내부 게시판에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와 재단 대표를 겨냥해 ‘경찰 고발을 강력히 촉구한다’, ‘직원 사찰이냐?’, ‘신속한 고발 대상이다’ 등의 글을 올리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박정구 재단 대표는 "조사가 끝나는 대로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겠다"며 "29일 A직원을 대기발령하고 C직원을 전산담당자로 파견근무하도록 인사조치했다"고 말했다.

고양=조병국 기자 chob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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