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가 논란이다.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며 소득주도성장을 계속해서 밀고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가 아무리 변명을 해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나 다름 없다.

반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는 "혁신성장은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팀에서 분발해달라"며 업무를 새롭게 조정해줬다. 예산, 조세, 대외경제, 공공정책 등 국가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수장에게 소득주도성장과 양립하기 어려운 모순된 과제만 달랑 던져준 것이다. 이로써 실질적인 ‘경제 컨트롤타워’는 이제 장하성 실장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이끌어갈 엔진은 의심의 여지 없이 소득주도성장이다. 그런데 경제성장과 고용창출도 이뤄지는 건가.

 장하성 실장의 2015년 저서 "왜 분노해야 하는가 CAPITALISM IN KOREA Ⅱ"에 그 해답이 있다. 요약하자면 ‘재산 불평등’보다는 ‘소득 불평등’이 한국 불평등의 주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가계가 근로소득으로 생활하는데 한국의 임금이 불평등(급격한 최저임금 인상)하고, 고용은 불안정(비정규직의 정규직화)하며, 기업 간에도 초대기업과 대기업,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중소기업 고용창출 현금지원) 및 거래 불평등(공정거래위원회 역할 강화)이 심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현상은 정부의 복지지출, 즉 결과물의 ‘재분배 정책’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바꿔 말해 왜곡된(?) 시장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정부의 경제 정책도 지금 그런 방식으로 굴러가고 있다.

 결국 장하성표 경제의 본질은 ‘소득주도성장’이라기보다 ‘시장에서 임금 근로자들의 소득분배를 늘리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여기엔 2천만 명에 이르는 자영업자와 무임금으로 일하는 가족, 임시직·일용직은 포함돼 있지 않다. 심지어 대한민국이 개방경제라는 사실도 간과한 것 같다. 총비용이 그 나름의 임계치를 넘어서면 기업은 더 나은 곳을 향해 떠나간다. 과연 성장과 일자리를 희생양으로 삼는 시장 개입 분배가 언제까지 갈 것이라 믿는지 궁금하다. 혹여 차, 포 다 떼고 넘겨준 김동연 부총리의 혁신성장을 믿고 이러는 거라면 정말 아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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