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선거 때마다 소음 등 각종 공해로 시민들이 골탕을 먹고 있지만 이를 규제할 법령이 없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시민들은 유세차량 확성기 소음 이외에도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홍보전화와 선거문자, 시야를 어지럽히는 현수막 등 각종 공해에 시달리고 있지만 선거 관련이라 잠시 참자고 인내하면서도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마음이 조급한 후보들이 조금이라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몸부림으로 이해하지만 유권자들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일은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후보들의 유세전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와 관련된 청와대 국민청원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유세 방식만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선거 로고송이나 마이크 유세나 후보자를 알릴 수단이지만 주민들에겐 그저 소음일 뿐이다. 실제로 밤낮 구분없이 아파트를 향해 확성기를 틀어놓고 있어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잇따르지만 규제할 법령이 없어 관할 구청이나 선관위에서조차 제대로 제재를 못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도 심각하다. 유권자들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아보면 한 표를 부탁하는 녹음된 메시지에 불쾌감이 드는 건 당연하고, 문자 공세도 폭탄 수준에 가까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고 정책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충분히 이해도 되지만 문제는 도를 넘어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의 공해 수준이어서 1일 발송 기준이나 시간제한이 절실한 실정이다. 현수막도 마찬가지다. 현수막이 간판을 가리는 등 영업에 피해를 주고 있으나 설치 수량이나 규격, 장소 등의 제한이 없다 보니 피해를 감수해야 할 뿐이다. 규제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지역사회와 시민을 위해 진정한 일꾼이 되겠다는 후보들이 시민들이 고통을 느낄 정도로 불쾌감을 준다면 이는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후보자들로서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써서 한 표라도 더 얻고자 하겠지만 매너 없는 유세는 인지도를 높이고 지지를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짜증을 유발해 표를 찍을 마음이 사라진다. 정치인이라면 국민의 고충을 알아야 마땅하다. 정도를 넘은 선거유세에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선거공해를 유발하는 후보는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 유권자들의 한 표가 세상을 바꾼다. 정치인이든 정치에 입문하려는 인사든 정치적 매너에 대해 한 번쯤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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