臨渴掘井(임갈굴정)/臨 임할 임/渴 목마를 갈/掘 팔 굴/井 우물 정

목이 말라야 우물을 판다는 뜻이다. 노(魯)나라 소공(昭公)이 나라를 버리고 제(齊)나라로 도망쳤다. 제나라 경공(景公)이 물었다.

 "소공은 나이도 어린데 나라를 버리게 되었소.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소?" 소공이 대답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간했지만 내가 그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안과 밖으로 나를 보좌해 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보좌해 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아첨하는 사람은 많았습니다. 이는 마치 가을의 쑥 포기와 같아, 뿌리는 하나인데 지엽이 무성하여 가을바람이 불면 뿌리가 뽑히고 마는 것입니다." 경공은 그 말이 옳다 여기고 안자(晏子)에게 말했다.

 "이 사람을 자기 나라로 돌려보내면 옛날의 현명한 군주처럼 되지 않겠소?" 안자가 대답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물에 빠진 후에 수로를 찾고, 길을 잃은 후에 길을 묻는 것은 병란을 당해서야 급히 병기를 만들고, 음식을 먹다가 목이 메어서야 급히 우물을 파는 것과 같으니, 제 아무리 빨리한다 해도 이미 때는 늦은 것입니다."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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